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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17일

제7회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폐막식 참석 후기

 










늘 개막식에만 참석한 나에게 폐막식은 처음이었다. 사회자의 진행이 참 유쾌하고 편안했다. 객석 전체가 그렇게 변하는 게 느껴졌다. 폐막식 순서 중에 자원 활동가 네 분의 짧은 자기 소개와 소감 나눔이 있었는데, 내게는 이 시간이 참 감동적이었다. (소감은 짧았지만 메시지가 있었고 영화제에 대한 사랑이 느껴졌다. 네 사람을 통해 영화제의 미래가 든든하게 느껴졌다.) 집행부 세 분과의 이야기 시간을 통해 모기영이 올해 서울시의 지원금을 받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런 지원을 받을 때는 서울시에서 영화제에 실사를 나온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실사를 나온 서울시 관계자들이 매번 모기영의 내용과 진행의 퀄러티와 투명성에 감동 받고 돌아갔다는 것, 근데 서울시에 새롭게 정한 지원 원칙(*연속 지원에 제한 두기?)때문에 올해는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모기영 정신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할 사안이란 생각을 했다. 집행부 세 분 모두 제8회 모기영 이야기를 했고, 관객 모두 제8회 모기영을 마음에 담았다. 배우 강신일 집행위원장이 폐막 선언을 해주셨다. 영화평론가 최은 부집행위원장이 폐막작 <마지막 야구 경기>(원제: Eephus, 미국, 2024)에 대한 소개를 해주셨다. 사회인 야구팀 <리버독스>와 <애들러스>가 경기를 벌이는 영화다. 새 중학교가 들어서게 되어 야구장은 헐릴 예정이고, 그렇기에 오늘 경기가 이들에겐 마지막 야구 경기이다. 아래는 이 영화에 대한 아주 짧은 소감이다.나를 위한 영화였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나는 3개월 뒤에 정년 퇴직을 한다. 그렇기에 요즘 내가 회사에서 하는 여러 일들 앞에는 늘 '마지막'이란 단어가 붙는다. (얼마 전에는 '마지막 생방송'을 진행했다. 요즘은 '마지막 11월'을 보내고 있다. ) 이렇게 매번 맞는 '마지막들'에, 나는 어떤 마음으로 마운드에 오르고 타석에 서야 후회하지 않을까. 요즘 내가 늘 하는 고민이었다. 잠정적인 결론은 이렇다. 너무 시간을 의식하며 심각하게 보내는 건 오히려 그 시간을 잃는 것이다. 유쾌하고 즐겁게 지내는 것이, 오히려 그 시간을 가장 예우하는 방법이다. 그래서 요즘 마지막 녹화, 마지막 낙엽 감상, 마지막 편집을 할 때도 심각해지지 않으려고 한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 함께 녹화, 가을, 편집을 그저 즐긴다. 그래서 몹시 궁금했다. 영화 속 남자들은 이 마지막 경기에서, 자신들의 <마지막에 대한 철학>을 어떤 식으로 보여줄까.
어떤 사람은 집안 사람의 세례식이 있다고 먼저 간다. 심판은 야근 수당을 주지 않는다고 먼저 간다. 해가 져 볼이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타고온 차의 헤드라이트를 다 켠다. 여전히 어둡다. 계속 경기를 한다. 이제 타자가 공을 칠 때 수비팀에서 하는 말은 "공을 잡아!"가 아니라 "어서 공을 찾아!"이다. 사람들은, 말로는 어서 집에 가서 피자를 먹고 싶다고 하면서도 피자를 먹으러 집으로 가지 않고 경기를 한다. 영화는 내가 예상,상상,기대 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영화는, 이퍼스라는 원제 그대로, 포물선을 그리며 느리게 날아와 나라는 타자를, 관객을 당황케 했다. 저것도 야구일까 라고 생각한 순간도 있었다. 차라리 멈추거나 집어치워 라고 말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그들은 계속 경기를 했다. 내가 보고 있는 건 무엇일까. 어느 순간부터 예의,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자기가 하고 있는 것에 대한 예의. 자기에게 즐거움과 의미를 주었던 것에 대한 예의. 마지막 경기는 마지막 예의였다. 어떻게 마무리를 하냐에 따라 그때까지의 시간이 우스워지기도 하고 당당해지기도 한다. 잊고 싶어지기도 하고 기억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자녀에게 들려주고 싶어지기도 한다. 자랑스러워지기도 한다. 경기가 끝났다. 한국 사람들처럼 2차를 가지 않는다. 미국식이다. 각자 자기 차를 몰고 한 대씩 한 대씩 빠져나간다. 심판이 떠나자 대신 심판을 받던 노인이 중얼거린다. 나는 오늘 가장 멋진 경기를 봤어 라고 했던가. 아니면 나는 오늘 가장 행복한 사람들을 봤어 라고 했던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하나 어떤 말이든 이해가 간다.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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