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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1일

좋아하는 성경 구절

새벽에 김기석 목사님이 나오는 꿈을 꿨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김기석 목사님한테 성경책에 싸인을 받고 있었고 나도 그 줄 가운데 있었다. 나는 어머니 성경책을 들고 있었다. 어머니가 좋아하는 성경 구절을 받고자 했는데 어머니가 좋아하는 성경 구절이 시편 몇 편에 나오는지가 생각이 안 났다. 점점 내 차례가 다가오는데 내가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할 때마다 오타가 났다. (너무 괴로웠다). 내 차례가 됐고 나는 김기석 목사님에게 엉뚱한 변명을 늘어놓다가 잠이 깼다. 오늘은 어머니를 뵈러 요양원에 가는 토요일이다. --- 어머니와 함께 요양원 근처 '육회 바른 연어'에서 점심을 먹고 날씨가 쌀쌀해 멀리 가지 않고 바로 옆 빠리바케트에서 커피를 마셨다. 이 얘기 저 얘기 나누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어머니께 물었다. "어머니가 제일 좋아하는 성경 구절은 뭐예요?" (실제로 나는 어머니가 평소 의지하며 떠올리는 성경구절이 무엇일지 궁금했다.) 아마 구원의 확신과 관련된 구절일 거라고 짐작했다. 어머니는 내 얼굴만 보시더니 "생각이 안 나는데"라고 하셨다. "아들이 먼저 하나 말해봐. 그러면 생각이 날 거 같아". "제 구절 듣고 떠올리면 안 되고, 그냥 지금 맘 속에 막 떠오르는 구절 말씀해 보세요". 그러자 어머니는 "너 자신을 알라"라고 말씀하셨다. 어머니는 웃지 않으셨다. 나는 이 상황이 웃기기도 하고 마음 아프기도 했다. "어머니, 너 자신을 알라는 성경 어디에 나오나요?" "어딘지는 기억나지 않아. 그렇지만 성경에서 봤어." 나는 그 말이 성경에 나오지 않는다는 말은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그럼, 아들은?" 어머니가 물으셨다. "저는...저는 요즘 야곱 얘기에 끌려요. 야곱은 행복을 위해서 필요한 게 정확하게 무엇인지 자기 답을 갖고 있었는데 인생이 그 답대로 흘러가지 않았고, 나중에 그 모든 과정 중에 하나님이 다스리고 계셨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이야기에 끌려요" "참 좋네."라고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 어머니와 헤어져 시청 근처에 있는 오펠리스 웨딩컨벤션에 갔다. 지인의 아들 결혼식이 있었다. 20층은 사람들로 꽉 찼다. 내향인인 나는 혼주 부부와만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았다. 주례를 맡은 (비교적) 젊은 목사의 주례사가 참 좋았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랐기에, 사랑하는 법이 서로 다르기에, 상대의 사랑법을 이해하고 그걸 맞춰 가는 게 중요하다는 말이 좋았다. 신랑 신부가 행진하기에 전에, 신부 아버지의 특별 순서가 있었다. 순서지에는 나오지 않은 순서였다. 딸을 시집 보내는 아버지가 하모니카 연주를 했고 곡목은 "은혜"였다. 정말 인상적이었다. 딸과 사위 앞에서 온 몸으로 하모니카를 부는 아버지를 보는데 그분이 정말 은혜에 의지해 딸을 키웠다는 게 느껴졌다. 오늘 결혼식에 참석한 모든 사람은 이 하모니카 연주를 분명 잊지 못할 것이다. ---- 웨딩홀에서 나와 회사로 갔다. 오늘 어느 정도 편집을 마쳐놓고 싶은 영상이 있었다. 7시까지 편집을 해서 RT 28분까지 편집을 했다. 이제 월요일에 나머지 15분 정도만 추가 편집하면 된다. 저녁을 먹고 밀크티집에 가서 박영선 목사님의 <기독교란 무엇인가>를 마저 읽었다. 183쪽 짜리 책인데 141쪽까지 읽었다. 내일 교회 가는 길에 다 읽을 것 같다. ---- 오늘 그런 상상을 했다. 야곱은 이집트로 내려간 후 임종 하기 전 두 손을 엇갈리게 교차해서 요셉의 두 아들을 축복해 줄 때까지, 이집트에서의 그 기간을 어떤 얼굴 표정으로 지냈을까. 나는 야곱이 자꾸 피식피식 혼자 웃었을 것 같다. 자신이 세웠던 철저한 계획들은 다 어긋났지만 하나님은 하나님의 방법으로 자신을 이끌어주셨다는 것을 이국 땅에서 매일 매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을 테니 말이다. 나도 퇴직을 하고 미국에 가면 피식피식 웃게 될까. 내 표정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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