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이라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를 모시고 근처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후배 동료가 만든 다큐 <우리는 섬으로 갔다>(2025)를 본 이후 나는 어머니와 식사를 할 때면 꼭 어머니가 차고 계신 시계의 시간이 맞는지 확인한다. 이상하게 오늘 시계를 보니 20분이 늦었다. (지난 주까지 맞았는데. 초침 가는 속도도 정상인데.) 맞게 고쳐드렸다. 어머니는 내가 매주 이렇게 어머니 손을 잡고 시계를 확인해드리면 흡족해 하신다. 어머니 얼굴을 바라봤다. 지난 주에 보니 어머니가 쓰고 있는 안경의 코받침 하나가 빠져있었기에 점심 먹고 근처 안경원에 가서 고쳐드렸다. 오늘 보니 마치 새 안경인 것처럼 깨끗하고 잘 맞아서 기분이 좋았다. 점심 먹으며 어머니를 많이 웃겨드렸다. 어머니는 내 조크를 좋아하신다. 어머니는 내가 듣기 힘들어하는 어머니의 과거 추억 이야기도 하셨는데, 나는 마음의 거리를 유지하며 그 얘기도 웃으며 들어드렸다. ------- 나는 어머니를 엄마라고 부르지 않는다. 지난 주에는 얘기 중에 나도 모르게 '실수'로 엄마라고 호칭했다가 바로 어머니라고 정정했다. 내가 엄마라고 부르면, 자라면서 대개의 아이들이 엄마로부터 받는 그 보호를 받지 못한 내 마음 속 어린아이. 그 어린아이가 외로워질 거 같다. 내가 어머니를 엄마라고 부르지 않는 건, 내 마음 속 어린아이의 외로움을 성인인 지금의 내가 인정하고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행위이다. 이렇게 행동할 때 내 마음 속 : 어머니에 대한 비난이나 원망(×), 내게 일어났던 일들을 인정하기 (○). --- 이게 내가 상처 입지 않고 어머니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이다. 하나님도 이런 나를 보며 "왜 더 사랑하지 않느냐"라고 묻지 않으실 거라고믿는다. 나를 정죄하지 않으실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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