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시작 된 목요일. 새롭게 해 보기로 한 아침 루틴을 실행. (9월21일에 고명환 작가 녹화한 후에 생긴 내 마음). 성경을 딱 한 장만 읽음. (시편 22편). 그리고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을 딱 한 챕터만 읽고, <시간 안에서 사는 법>을 딱 한 장(두 쪽)만 읽고, <상처받은 내면 아이 치유>를 한 장만 읽었는데 읽으면서 <맛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디저트를 먹는 느낌. 10시 반까지 회사가서 7시 반까지 내 글을 썼다. 요나서 편인데 오늘 큰 변곡점을 잘 넘겼다. 전철역으로 걷던 퇴근길, 달이 보였다. 풍성한 보름달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고, 오늘 내 삶이 보름달처럼 풍성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 살면서 처음으로, 내가 풍성한 달을 품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 - - - - - - 이 생각을 하니 자연스럽게 다큐멘터리 <우리는 섬으로 갔다>(2025)가 떠올랐다. 그 다큐에는 육아를 하는 한 여성이 어느 날 저녁 자신의 아주 좁은 작업 방에서 재활용품을 이용해 <달을 품은 여인>이라는 작품을 만드는 장면이 나온다. 나는 그 장면의 모든 요소를 좋아한다. 주목하는 시선 하나 없는 데서 한 사람이 무언가를 하고 있다. 칭찬도 박수 소리도 없다. 두려움도 없다. 그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을 거의 무표정에 가까운 얼굴을 하고 있을 뿐. 평안이 깃든 무표정. 그런 표정 자주 짓고 싶다. 살짝, 요즘 내 삶의 소리 없음이 그날 그의 작업 방 소리 없음을 닮았을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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