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예배드릴 때 3개월 동안 늘 쓰고 있던 마스크를, 오늘도 벗을 생각 없었는데, 처음으로 벗었다. 자리에 앉아서 예배 시작을 기다리고 있는데 대각선으로 내 앞에 앉은 여집사님이 내게 인사를 해오셨다. 처음 받아보는 인사였다. "안녕하세요. 오신지 6개월 정도 되셨죠?", "안녕하세요. 3개월 정도 된 거 같습니다", "늘 뒤에 앉으시다가 요즘 앞 쪽으로 앉아주셔서 감사해요. 한번 인사드리고 싶었어요". 이 집사님은 찬양대 4명 중 가장 젊은 여집사님. 몇 주 전에 대표 기도를 하신 분. 그 기도가 너무 좋아서 내가 감동했고 그날 내 일기에도 썼던 분. "얼마 전에 대표 기도하셨죠? 참 감동 받았습니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한 사람이 여러가지를 해야 해요". 내게 누군가 처음으로 다가 온 것. 내심 나는 아무도 내게 다가오지를 않았으면, 귀찮게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는데, 이상하게 이 집사님이 자리로 돌아가신 후 마음이 너무 따뜻해졌다. 내게 이렇게 다가와주었는데, 계속 나만 마스크를 쓰는 게 예의가 아닌 거 같았다. 처음으로 마스크를 벗고 예배를 드리면서 너무 편하게 이런 생각을 했다. '다음 주에도 교회 나오자'. 다음 주에는 김기석 목사님이 이 교회에 설교자로 오시기에, 나는 내가 피디인게 드러나는 게 싫어서 다음 주는 안 올 생각했음. 그 마음이 바뀌었음. 엄청난 왕족의 비밀도 아니고 그냥 피디였다는 거 알려지는 건데 뭐 굳이 안 오고 그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사실 내가 3개월간 꾸준히 나올 수 있었던 요인 중에 하나는, 누구와도 교제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였다. 어쩌면 다음 주부터는 그러지 못할 수도 있을 거 같음. 그래도 '새로운 선택'을 해보겠음. the road less traveled 걸어보겠음. 마음의 힘과 여유를 주신 주님께 감사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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