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길 가츠오우동 하나 사들고 집에 들어와 물을 끓이는데 큰 애가 식탁에 앉길래 오늘 내가 길 가다 우연히 듣게된 두 여중생의 얘기를 들려줬다. 이런 대화 : 얘,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믿을 수 없어. 내가 손을 잡다니. 내가 어떻게 처음 만난 날 손을 잡았지? 그래, 맞어. 그런 건 일년쯤 있다가 하는 거잖아. 두 소녀의 대화가 넘 사랑스러워 딴짓하는 척하며 뒤돌아 둘의 얼굴을 훔쳐보았어, 라고 말하자 아들이 : 너무 귀여운데! 난 오늘 초등학교 동창 만났는데 얘가 최근에 쓰리섬 한 얘기를 들려주는 거야, 라고 해서 아들과 소리내 웃음. 그래 좋았대? 아니, 그게 생각보다 힘들대. 그래서 한 번 더 같이 웃음. 경험은 인생의 재산이지만 모든 걸 다 경험해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
2015년 8월 12일
19세의 여름
1984년 여름 대만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으로 왔다 대학 정원외 시험을 준비해야 했다 서대문역에 있는 단과반 서울학원을 끊었고 수학의 정석을 샀고 고전 국어를 공부했다 19세의 여름과 가을과 겨울을 그렇게 보냈다 열아홉 둘째가 오늘 미국으로 돌아갔다 바쁜 가운데도 둘째에게 한국 음식을 사주며 좋은 이야기 들려준 선후배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2015년 6월 24일
100일 기념 야간 운동
집에 와서 스쾃과 플랭크 운동을 하려는 순간 불현듯 머리를 스치는 생각에 메모지를 꺼내 계산을 해봤더니 오늘이 정확하게 세바시팀으로 온지100일째 되는 날. 100일 전 , 59kg. 현재, 62.15 kg.
2015년 6월 18일
TV 프로그램 렛미인
외모에 대한 이 사회의 <잘못된> 편견과 차별과 기준 때문에 여성들이 고통 당하는 것이라면, 잘못한 것 없는 여성을 데려다가 그녀를 '고칠 게' 아니라, 잘못 생각하고, 잘못 살고 있는 사람을 데려와 <그를 몇 주에 걸쳐 고치는 게> 맞다고 생각함.
2015년 6월 1일
표절을 저지르고
1. 표절을 저지르고 나서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발각 되는 게 아니라 안 들키고 남은 평생을 사는 것이다. 존경 받으며.
2. 다윗도 '표절'을 했다. 표절을 하되 주도면밀하게 했다. 페이지를 바꾸고, 각주를 바꾸고, 본문의 배치를 조정했다.
3. 선지자가 형광펜으로 야비한 표절 부위에 줄을 쳤을 때, 신하들 앞에서 줄을 쳤을 때, 다윗은 선지자를 미워할 새가 없었다.
4. 어쩌면 다윗의 전 생애에서 이 순간이 가장 큰 은혜가 작용하는 순간이었단 생각이 든다.
5. 표절을 시인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리는 모른다. 존경을 받을지, 손가락질을 받을지. 이어지는 상황은, 낭만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나 한가지만은 확실하다. 존경도, 손가락질도 중요하지 않다는 거. 이미 그는 ㅡ 아니, 우리 죄인들은 ㅡ 돌아섰고 혼자가 아니라는 것. 그 분과 함께라면 그 이후의 상황은 중요하지 않다.
2015년 5월 28일
『어둠 속을 걷는 방법』(바라라 테일러 지음, 포이에마 )을 읽고
1. 저자는 ‘어둠’에 대한 모든 것을 살펴 본다. 물리적 어둠, 정신적 어둠, 영적 어둠 등등. 어둠 덕후,라고 해도 될 듯. 저자는, 교회가 그동안 밝음만 너무 강조하며, 밝은 신앙과 밝은 인생에만 하나님이 머무신다고 가르쳤다고 불평한다. (한 대목 인용하면) << “하나님은 빛이시라. 그에게는 어둠이 조금도 없으시다”(요일 1:5). 이런 가르침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어둠의 존재를 아예 부인하거나 충분한 관심을 두지 않는 영성을 갖게 될 수도 있다. 이런 영성을 ‘전적 태양 영성full solar sprituality'이라 명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나님의 임재,믿음의 확실성,만사를 하나님이 인도하심,확실한 기도 응답 등 신앙이 주는 유익을 강조하는 교회라면 대개 ‘전적 태양 교회’라고 보면 된다 >> (p.16). 아, 쏠라 영성이라니! 큭큭.
2. 일곱 살에 시력을 완전히 잃은 아이 이야기가 나온다. 두 부모는 << "자기 아들이 ‘불행하다’고 말하지 않았다. 아들이 앞을 못 보게 되어 ‘밤’에 갇혔다고 말하지 않았다. 영적 세계의 중요성을 알고 있던 아버지는 아들의 사고 직후 이렇게 말했다. “뭔가를 발견하거든 꼭 말해주렴”. >> (p.115). 내가 두 아들에게 해주는, 기독교적인 용어로만 가득찬 말과 어떻게 그렇게 다른지. 나도 이 아버지처럼, 종교적인 용어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인생의 조언해줄 수 있는 애비 되고 싶다.
『신약의 윤리적 비전 』(리처드 헤이스 지음, IVP)을 읽고.
리처드 헤이스의 『신약의 윤리적 비전』 (IVP)을 읽었다. 이혼과 동성애와 낙태에 대한 저자의 의견에는, 성경을 읽는 방식에는, 무척 공감이 갔다. 그런데, 그리스도인은 모든 전쟁에 반대해야 하며, 살면서 어떠한 물리적 폭력도 행사 해서는 안된다, 는 주장(성경해석)을 읽을 때는 자꾸 내 입에서 "말도 안 돼"라는 말이 튀어 나왔다. "그는 울면서 적장의 목을 베었다" 라는 이 친숙한 동양적(?) 정서를 전혀 이해,수용 못하는 성경 해석, 내게는 좀 충격이었다. 최선을 다해 서로 죽여야 할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서로 존경하는 가운데.
2015년 5월 23일
2015년 5월 21일
2015년 5월 10일
세기의 대결 - 2
목욕탕에 가서 옷을 벗고 수건을 하나 집어 드는데 - 수건은 커다란 TV수상기 옆에 쌓여 있다 - 바로 한 주 전에 이 수상기에서 ‘세기의 대결’을 중계했었다는 사실이 불현듯 떠오름. 목욕탕 주인이나 이발사 아저씨나, 다 벗고 수상기 앞에 앉아있는 사람들 얼굴들, 모두 무료해보임. 세기의 대결이 가져다 주는 흥분은 일주일을 넘기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
2015년 5월 9일
피드 구독하기:
글 (At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