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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10일

TV제작국 이삿날

오늘은 제가 소속돼 있는 TV제작국이 6층에서 4층으로 이사하는 날이었어요. 2002년 아주 적은 인원으로 TV개국을 할 때는 3층에서 일했는데 그 후 사람들이 많아져서 6층으로 이사를 왔고, 이번에 다시 조금 더 넓은 공간 4층으로 가게 됐어요. 지나온 모든 날이 다 아름답지만(ㅋㅋ) 그래도 기억에 남는 대화와 사건을 딱 하나씩만 꼽아보면:
(3층에서)
싸이월드가 유행하던 때였어요. 제가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우리 사무실 직원들의 일상을 드라마타이즈해서 시리즈로 올렸어요. (왜 그랬는지는 몰라요.)
어느날 후배L이 제게 다가와 이렇게 말했어요. 
"선배님, 선배님 글 너무 웃겨요".
그때 처음으로 제가 글로 남을 웃길 수 있구나, 알게 됐어요.
그 전까지는 전 제 자신이 심각한 줄만 알았거든요.
제가 이렇게 페북에 글을 쓸 수 있는 자신감을 얻은 건 그날 3층에서였어요.
(6층에서)
낸시랭의 신학펀치 만들 때 가편과 자막 작업이 끝나면 대개 새벽4시,5시였어요. 집에 가서 조금 자고 오후에 종편하러 다시 나오는 그런 생활을 1년 정도 했어요. 어느날 새벽 6층 빈 사무실에 있는데 너무 감사한 거예요. 제가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게. 혹시 사람들이 있나 살펴 본 후에 사무실 바닥에 무릎을 꿇었어요. 그리고 감사의 기도를 드렸어요.
(4층에서)
다음 주 월요일부터 어떤 일이 펼쳐질지 모르겠어요. 다만 무언가 마음 속에 있는 것을 생각만 하지 않고 <실행>했으면 좋겠고, 또, 제게 잘못한 사람에게 <똑같이> 갚으려는 마음이 (사실 똑같이도 아니어요. 항상 받은 것 이상으로 갚으려해요 ㅠㅠ) 사실은 어리석은 마음이란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