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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21일

신학펀치 마지막회 질문지

 10월 18일 일요일. 1시쯤 회사에 도착해, 9회 10회 질문 원고를 쓰기 시작했다. 이제 또 해보고 싶어도 못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몹시 피곤한데도, 원고가 끝나간다는 사실에 대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잠시 4층 정원에 나갔는데 풀벌레 우는 소리가 들렸다. 밤11시에 최종 질문지 원고가 완성돼 두 게스트와 진행자에게 발송하고, 회사를 나와 - 나오기 전에, 빈 사무실 내 책상 앞에 무릎을 꿇고 여기까지 인도해 주심에 대해 감사 기도를 드렸다 - 집으로 향했다. 오목교를 걸으며 작은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조나단 집에 막 도착했다고 했다. 아들은, 시즌2 마지막 방송을 위해 시청자들의 질문을 받고 거기에 대해 권연경 교수가 답변하는 짧은 Q&A 영상을 하나 만들어보라고 했다. 아내에게 전화했다. 미국 감과 한국 홍시에 대한 얘기를 좀 나눴다. 어제 감을 샀는데 캘리포니아 산불 때문에 겉에 탄 자국이 있다고 했다. 내 9회 10회 질문 내용을 듣고는 무척 지적이라고 했다. 어렵다는 뜻이냐고 물었더니 아내는, 그런 질문 아무나 생각해내지 못한다는 뜻이야, 라고 부드럽게 말했다. 집에 와서 누룽지를 끓여먹고 작은 싸이즈 칭따오 맥주를 한 캔 마셨다. 페북에서 얼마전 과로로 숨진 택배 노동자의 마지막 카톡 메시지를 보는데 - 새벽4시반에 퇴근하며 남긴 메시지였다 - 부끄러워졌다. 두 전도사가 나와서 새 관점과 옛 관점의 차이를 설명하는 짧은 영상 하나를 봤다. 이제 맥주 캔과 허니버터 봉지를 치우고 이를 닦고 자려고 한다. (2020.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