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2020년 6월 24일

지옥과 보편구원론

줌으로 진행되는 독서토론회에 참석. '지옥과 보편구원론 - 스탠리 N. 건드리 엮음 『지옥 논쟁:지옥에 관한 네 가지 성경적·신학적 견해』 읽기' 라는 제목으로 열린 토론회. 발제를 했던 강사는 - 같이 보던 아들과 같은 의견이었는데 - 엄청 미남 (^^). 발제가 끝나고 Q&A 시간이 되었을 때 넘 궁금한 게 있어서 비디오와 오디오 켜고 질문.(그때까지는 듣기만 하느라 음 소거, 비디오 오프 ). 내가 했던 질문은 이랬다. " C.S.루이스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만약, 아주 신실한 영국 크리스천 군인과, 아주 신실한 독일 크리스천 군인이, 2차대전 전투에서 동시에 상대를 향해 총을 발사하고 동시에 죽었습니다. 두 사람이 천국에서 서로를 마주하게 되었을 때 두 사람은 어떻게 행동했을까요? 제[루이스] 생각에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깔깔거리며 웃었을 것입니다. (비록 이 땅에서는 적으로 만났지만, 둘은 <애국>이라는 고귀한 행동을 하다가 서로를 <만났고>, 천국에서, 기꺼이 <서로를> 즐거워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루이스의 이 말은, 이 땅에서의 삶과, 천국에서의 삶을 바라보는 저의 중요한 기준 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오늘 보편구원론[거칠게 요약하자면,나중에는,결과적으로,모두가 용서받고,구원을 받음]에 대해서 설명해주셨는데, 만약, 보편구원론에 따라, 궁극적으로, <밀양>의 어머니와 살인자가 하늘에서 손잡고 깔깔거린다면, n번방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천국에서 깔깔거리게 되는 것이라면, 이 땅에서 우리가 겪는 고통,고난,희생,삶...이 모든 게 코미디가 되는 것 아닐까요? " (오늘, 강사는 다양한 지옥론을 소개하는 역할을 한 것이지, 보편구원론의 '문제점'에 대해 책임을 질 역할을 하는 건 아니었음. 그래도 궁금해서 물어본 것임). 강사는 이에 대해, 어느 신학자가 말하는 "life review" 개념에 대해 소개해주었다. 즉, 가해자는, 자신이 산,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대해, 피해자의 입장에서, 그의 고통을 느끼며, 돌아보는 가운데, 진정한 회개를 하게 될 것이고, 그리고, 천국에 들어올 것이다. 다른 질문자들도 많은데 마이크를 독차지하는 것 같아서 난 거기서 스톱. (강사의 설명에서 도움을 받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궁금했던 질문들). 만약, 천국에 있는 피해자가, 가해자를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면? 이제 소외되는 것은 피해자인가? 하나님은, 보편구원론을 펼치신다면, 피해자의 <허락>을 받지 않으실까? 내가 좋아하는,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닦아 주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계21:4)

2020년 6월 22일

용기를 냈다

나름 꽤 큰 일을 하나 마쳤다. 신학펀치와는 상관 없는, 부서 내의 일이었다. 오늘 낮 2시에 마감되는 한 공모에 우리 TV국 지원서를 등록하는 일이었다. 첨부해야 할 서류가 많은, 복잡한 일이었다. 그런데, 내 업무 프로세스 중 하나를 들어 누군가 문제 제기를 했다. 어떻게 보면 일리 있는 지적이었다. 30분 쯤 있다가, 부서 단톡방에 글을 하나 올렸다. 20대 2명, 30대 1명, 50대 2명이 있는 방이었다. " 소원 하나 들어주소서! ㅋㅋㅋ 주말에도 나와서 일하고 그래서 드뎌 완료한 등록! 에 대해서 마지막 피드백이 '왜 000를 0000 안 했어요?' 여서, 마음이 무거운데 ㅋㅋㅋ 축! , 이라는 답글 달아주면, 이번 일이 좋은 추억으로 남을 거 같아요! : ) 감사합니다." 모두가 축하한다는 글을 달았고 함께 웃었다. 나도 참 대단하다 이런 걸 어떻게 요구하는지 ㅋ (엄청 쑥스럽고 민망해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