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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10일

『구약성서의 이해』 읽기를 중단함. (버나드 W. 앤더슨 지음 / CH북스 크리스천다이제스트)

1. 좋은 책이라는 건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즐기지는 못하고 있다. 번역 때문이다 ㅠㅠ 내용이 너무 좋아서 참으며 읽었지, 정말 내용마저 아니었다면 오래 전에 집어 던졌을 것이다. '제대로 된 우리말'로 번역된 센텐스 하나를 찾기가 힘들 정도다. 신기할 지경이다.
2. 지금 94페이지를 읽다가 정말 말이 안 되는 문장이 나와서, 영어 PDF 파일을 구해 확인했는데, 역시 완벽한 오역이었다. 두 역자는 이렇게 번역했다. (지금 출애굽기 10가지 재앙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성경 이야기는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되 좀더 신중하게 다루어져야만 한다. 가장 현명한 방법은 [A] 이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이거나, [B] 신빙성이 없다고 여겨 전승 자체를 전부 배척하거나 하는 것일 것이다 ". (사실, 원서를 보지 않아도 지금 번역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누구날 알 수 있다. 왜냐하면 말이 안 되니까. ).원서에서는 이 문장이 이렇게 시작된다. "The wisest course lies between....." . 가장 현명한 접근법은 A와 B 사이 어딘가에 위치할 것이다.
3. 앤더슨의 상기 책이 CLC에서도 번역됐기에 주문했다. 책 제목은 구약성서 탐구로 되어 있다.참고로, CLC는 원서의 제5판을, CH북스는 원서의 제4판을 번역했다.
4. 좋은 책을 안 좋은 번역으로 읽는 것은, 베토벤의 소나타를, 1분마다 튀는 CD로 듣는 것만큼 힘든 일이다. 나는 베토벤을 그렇게 만나고 싶지 않다.

열림버튼

열림버튼을 누르는 중이었다. 헬쓰장에서 운동을 하고, 샤워를 하고, 락커키를 반납하고, 회원카드를 돌려 받은 뒤, 투명유리로 돼 있는 출입문 앞에 서서, 벽 오른쪽에 붙어있는 열림버튼을 누르는데 문이 안 열렸다. 열 번 이상을 눌렀을 것이다. 그래도 열리지 않아 난감해하고 있는데, 날 바라보고 있던 직원이 다가와서는 말했다. "회원님 문 열려있잖아요". 나는 원래 열려있던 문으로 걸어나왔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고 나는 우산을 폈다. 깊은 깨달음이 온 건 그때였다. 인생은...(여기까지).
#이글의장르는무엇인가 #직원은남자였음 #여자직원에게들킨거라면지금헬쓰장더못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