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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20일

동영상 <손에 물맷돌이 있습니까> (이찬수 목사 설교, 스탠드네트워크 제작)를 시청하고.


1. 약 한 달 전, 제게 엄청난 쇼크를 가져다 준 영상물 하나를 봤어요. 혹시 인천에서 한 유부녀가, 오롯이 한 유부남 목사의 기도 힘으로만, 그 목사 빼다 박은 아이 출산했다는 ‘제보자들’이란 프로는 아니냐고요? 아니어요. 제 심장을 얼어붙게 만든 영상물은, 교회란 어떤 곳인가를 묻는,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의 3분5초짜리 <손에 물맷돌이 있습니까>라는 유튜브 동영상이었어요.

2. 상기 동영상에서 이찬수 목사는 젊은 목사와 전도사들에게 (a) 자신이 생각하는 바른 삶의 자세, (b) 본인이 부목사 시절 담임 목사로 모셨던 고 옥한흠 목사님과의 일화 등을 소개했는데요, 저는 설교자가 숭앙하는 고인의 교회관에 대해 <단 한 프레임>도 동의할 수 없었어요.

3. 상기 동영상에는 고인이 화요 교역자 회의에서 부목사들을 심하게 다잡는 대목이 나오는데 고인의 언어는 다음과 같아요:
“목사님이 불같이 화를 내실 때는 언제인지 아십니까? 어느 교구 목사, 그 성도가 지금 어려운 일을 당해서 눈물 흘리고 있는데 그 사실을 모르고 있으면 그날 우리 반 죽습니다. 다 죽어요 그날. 목사님은 좀 다혈질이 있으셨기 때문에 <나가라는 거예요> 왜 너 같은 게 이 교회 와 가지고 성도를 괴롭히냐는 거예요. <나가라고 이 교회>! 왜 사랑의교회 와가지고 성도들을 괴롭히느냐고! 당신이 목사야?! 성도가 아파서 신음 소리를 내는데 그것도 모르고 있는 당신이 목사냐고! ” (상기 물맷돌 영상 중에서. < >표시 강조는 신피디.)
저는 고인이 사용하신 언어의 <폭력성>에서 심한 충격을 받았는데요 - 왜 내가 존경하는 고인이 하필 내가 싫어하는 스티브 잡스를 닮은 것일까 - 그래서 이제 저는, 누군가에겐 몹시도 <교회적>일 수 있는 고인의 언어가 내포하고 있는 문제점들 드러내는 한 일환으로 이런 <질문> 하나 던지고 답해보려 해요. <나라면 언제 화를 낼 것인가>.

4. 제가, 같은 교회에서 동역하는 후배 부목사를 부르고 이렇게 말합니다. (후배 목사의 이름은 편의상 민기라고 하겠습니다.) 민기야, 내가 오늘 네가 맡고 있는 2교구의 권사님들 몇 분을 만났는데 너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더라. (잠시 긴장했던 후배의 얼굴 표정이 좀 풀립니다) 지난 2년 동안 민기 네가 실수하거나 흐트러진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거야. 왜 그랬니. (이제 후배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저를 바라봅니다). 민기야, 여긴 교회야. 불완전해도 되는. 왜 완전한 성자 코스프레를 한 거야. 그렇게 교회 <밖에> 있지 말고 교회 <안으로> 들어와줘. 안 그러면 내가 슬퍼. 지난 교회에서 있었던 일은 네 잘못이 아니야.(민기는 잔뜩 굳은 얼굴로 조용히 고개를 가로젓습니다. 아니에요. 제가 성도들의 삶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어요...) 저는 말합니다. 민기야, 그때 그 교회에서 있었던 일, it's not your fault. 그래, it's not your fault. 삼만 명 되는 교회를 만든 건 네가 아니야. <어떡하다 보니> 다른 사람의 사정 잠시 몰랐다고, 네 안에 사랑이 없는 건 아니야. 사람들이 고민과 아픔을 네게 매번 <보고>하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네가 <항상 다 아니>. 게다가 교인들 중에는 <담임목사>에게만 고민 오픈하는 사람들 많다는 거, 우리 잘 알잖아. (제가 사랑하는 후배는 여전히 아무 말이 없습니다).

5. 예, 제가 담임 목사라면, 타인의 고민과 어려움은 <완전 파악>하고 있지만, 자신의 고민과 갈등, 실수와 약점은 그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부목- 그러니까 <칭찬자자>, <백퍼완전> 부목- 불러서 교회 <안으로> 들어오라고 간청하겠어요. 흠 많았던 열두 제자 닮은,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약자 <대형교회 부목> 1인 향해, 교회 밖으로 <나가라고> 고함치는 대신.

2016.11.17
신동주


서플먼트
1) 지금 내가 쓰는 글은 이찬수 목사와 고 옥한흠 목사님이 살고계신, 살다가신, <인생>과 <신앙>에 대한 비판 아님. 내게 그런 비판할 자격, 능력 없음. 다만, 상기 동영상에서 <언어를 통해> 드러난 교회<관>과 신앙<관>을, 다시 <언어를 통해> 되물어 보고, 이를 통해 우리 교회 전체의 유익을 위해 우리가 뭘 바꿀 수 있을까 고민해 보는 중. 고인 살아생전 이 글 보셨다면, 내 진심 알아보시고 좋아요 눌러주셨을 거라고 믿음, 차단하는 대신.

2) 상기 동영상의 출처와 링크는 다음과 같음. 출처: 스탠드네트워크
링크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zQ-wCf8oXQQ
내가 정리한 텍스트 버전은 다음에서 확인 할 수 있음.
http://holyfat.blogspot.kr/2016/11/blog-post.html

3) 우리 한국 교회엔 이상한 신화 하나 존재하는데 나 이제 앞으로 그걸 <숟가락 신화>(spoon myth)라 부르겠음. <모름지기 진정한 목회자는 성도들 가정의 숟가락 숫자까지 알아야 한다>라는 이 숟가락 신화는 <당장 파악하란 말이야>, <몰라? 그러면 넌 진정한 목회자 아니야>라는 - 젓가락과 포크처럼 사람 <찌르는> - 율법과 정죄로 쉽게 이어짐. 각설하고, 내가 이 신화에서 가장 의아하게, 가장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점 하나 있으니, 이 신화에서 <알다>는 왜 한 번도 <쌍방향>이었던 적 없나 하는 점. 왜 항상 목회자는 <알아야만>하고, 교인은 <알려져야만> 하는 거임? (이 신화에서 목회자집 숟가락 숫자는 안 나옴). 교인이 무슨 <남성>이나 <백인>에 의해 발견되어지기를 기다려야만하는 <여성>이나 <아시아>임? (문장력이 달려 써놓고 보니 내가 여성과 아시아를 디스한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을 거 같은데 내 의도는 정반대임. 여성과 아시아가 남성과 백인의 <컨펌> 필요로 하지 않듯, 교인도 목회자의 컨펌 필요로 하지 않음. 알려짐, 사랑받음, 기도받음, 이라는 수동성은 - 진정 성숙한 자만 이런 <수동성>을 당당히 긍정할 수 있지만 - 교인과 목회자 공히 <배우고 실천해야>하는 덕목임. 서로 돕지 못하는 일방적 관계의 결혼 오래 가지 못하듯, 소위 일방적 돌봄과 섬김만 존재하는, 그러니까 숟가락(신화)만 빠는 교회, 오래 가지 못함. 그래서 한국 교회 <이렇게> 됐음.

2016년 11월 12일

동영상 <손에 물맷돌이 있습니까?> (텍스트)

‘손에 물맷돌이 있습니까?’ (이찬수 목사) 라는 3분5초짜리 동영상을 보고 넘 큰 쇼크를 받은 나는, 한 번 더 들으며 영상 내용을 받아적었습니다 ㅠㅠ 어떻게 <교회관>과 <분노의 지점>이 나와 이렇게 다를 수 있는지. 설교자, 그리고 설교자가 인용하는 분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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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에 물맷돌이 있습니까?

무슨 청년들 데리고 성경공부만 하면은
세계복음화, 아프리카가 나를 부른다, 조국 통일,
민족복음화 떠는는데 손에 물맷돌이 없어요.
있습니까?
우리 젊은 목사님들, 또 전도사님들
손에 물맷돌이 있습니까?
이 물맷돌은요 40일 금식기도해서
얻어낸 게 아닙니다.
내 삶터에서 보잘 것 없는
양 지키는 일이지만
이거 하다가 죽을 사람처럼
여기에 온 마음을 쏟을 때
나온 부산물이 물맷돌입니다.
물맷돌 있습니까?
물맷돌도 없으면서 자꾸 골리앗 이긴다고 그러니까
허풍쟁이들밖에 더 되냐고요.
우리처럼 뻥이 센 사람이 있습니까?
이렇게 뻥이 센 사람들이 모였는데
한국교회는 왜 이 꼴입니까?
왜 절에 교회를 팔아야 하는 비극이 왜 일어납니까?
옥한흠 목사님의 어느 부분이 그리운지 아십니까?
화요일 교역자 회의 할 때
지금 생각해도 등꼴이 오싹해요
한 번도 옥한흠 목사님이
“야, 이목사 왜 고등부 숫자가 안 느냐?”
이걸 가지고 한 번도 말씀하신 적이 없습니다.
목사님이 불같이 화를 내실 때는 언제인지 아십니까?
어느 교구 목사, 그 성도가 지금 어려운 일을 당해서
눈물 흘리고 있는데
그 사실을 모르고 있으면 그날 우리 반 죽습니다 다 죽어요 그날
목사님은 좀 다혈질이 있으셨기 때문에
나가라는 거예요.
왜 너 같은 게 이 교회 와 가지고 성도를 괴롭히냐는 거예요.
나가라고 이 교회!
왜 사랑의교회 와가지고 성도들을 괴롭히느냐고!
당신이 목사야?!
성도가 아파서 신음 소리를 내는데
그것도 모르고 있는 당신이 목사냐고!
지금도 소리가 들려요 지금도.
화요일날 기도회 인도하시다가
막 우시는 거예요.
막 우시는 거예요.
왜 우시는지 아세요?
하나님, 어느 권사가 지금 암이랍니다.
암으로 신음하는데
이 종이 무능해서
아무 것도 해 줄 수 없어서
하나님, 마음이 힘듭니다.
그러시면서 우시는 거예요.
옥목사님이 언제 대형교회한다고
대형교회 하자고 그러신 적 있는지 아십니까?
지금 있는 성도도 관리도 안 하고
방치해 놓으면서
뭐하러 자꾸 배가 배가 그러고 있느냐고요.
두당 얼마씩 팔려고 그러십니까?
다윗은요
조국통일
민족 부흥, 타도 골리앗
그렇게 떠들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냥 양 지키는 일
사람이 보거나 말거나
양 지키는 일이 내게 맡겨진 일이면
이거 하다가 죽을 사람처럼
그게 나라를 구하더라고요.
출처: 스탠드네트워크 . 2016.10.16.
링크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zQ-wCf8oXQ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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