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2022년 4월 1일

필립 K. 딕

나는 필립 K.딕을 좋아한다. 최근 <필립 K.딕 : 나는 살아있고 , 너희는 죽었다>라는 평전이 번역됐기에 (당연히) 사서 단숨에 읽었다. 문장과 구성이 몹시 괜찮았다. 평전을 쓴 엠마뉘엘 카레르라는 저자가 궁금해져서 찾아보니, 또 한 권의 책이 우리말로 번역돼 있었다. <왕국>(열린책들). 사서 읽고 있다. 카레르는 (나보다 더) 열심히 신앙생활과 성경을 공부하다가 어느날, 불가지론자가 되었음. 그런 그가, 초기 기독교의 발생과 복음서의 형성 과정을 693쪽에 걸쳐 <정말 독창적으로> 구성해 냈는데 그게 이 <왕국>. 띠지(!)에서는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 [ <왕국>은 모든 장르에 도전한다. 해설, 조사, 에세이, 역사책이자 자성록이며 시종일관 흥미진진하다. - 프랑수아 뷔넬, <리르> ]. 이 책의 장점은 그 서로 다른 장르들이 절묘하게 섞인다는 것. 종종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기 어려운 지점도 있기는 하지만, 절묘하게 치고 들어오는 <(또 다시 시작되는) 다른 장르>의 글 읽기가 주는 문학적 쾌감이 크다. 이제 인상적이었던 대목 하나 소개하며 페북다시컴백 인사글을 맺으려 함. 루카(누가)에 대한 이야기를 쭉 하다가 저자는 이렇게 (자신의 <왕국> 글쓰기에 대해) 말한다. "발레 지방의 산골 마을에서 지낸 저녁 시간들을 그저 평온하기만 하다고 말하는 것은 좀 지나친 얘기고, 난 어떤 저녁들에는 인터넷에서 포르노를 감상하며 시간을 보낸다. (...) 내가 가장 지속적으로 끌리는 테마는...(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