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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21일

신학펀치 시즌2를 마치며 드리는 감사의 인사

오늘은 늦잠과 넷플릭스 다큐와 설거지와 대청소로 하루를 보냈습니다. 토요일인데 회사 안 나가니까 너무 이상했어요. 지난 6개월, 주말은 제가 일을 더 많이 해야 하던 날이었거든요. 오래간만에 찾아온 이 낯선 즐거움을 잘 음미하려고 합니다.

어제 신학펀치 시즌2가 끝났어요. 이미 페북에 공지는 했지만, 감사한 분들 얼굴이 떠올라서 짧게나마 감사의 글을 남기려고 페북에 들어왔습니다.
5년 전 시즌1때도 마찬가지지만, 흔쾌히 출연해주신 교수님들이 아니었다면 이 프로그램은 가능하지 않았을 거예요.
권연경
김근주
김학철
민경식
네 분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자기 언어'와 '따뜻한 마음'을 갖고 계신 네 분에게, 저 또한 시청자들과 마찬가지로 참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 이번 시즌2에서는 특히 '기독교 계시의 성격'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었는데, 기독교 계시의 형성,전달 과정에 인간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움과 영광, 해방감과 책임감으로 다가왔습니다.)
기독교 출판사 IVP, 이레서원, 바람이불어오는곳, 봄이다 프로젝트, 비아 에도 감사드립니다. 불쑥 연락해서 책을 요청했는데도 흔쾌히 귀한 책을 협찬해 주셔서 얼마나 격려가 되었는지 모릅니다. 방송과 출판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일하고 있지만 우리가 같은 목표를 위해 일하고 있구나,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낯선 신학 프로그램의 MC를 흔쾌히 맡아준, 시즌1때와는 또다른 색깔로 신학펀치 시즌2를 빛내준 채선아 아나운서에게도 감사합니다. 채 아나운서가 마지막 인사에서 했던 '신앙의 근육통'이라는 말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 : )
제가 회사에서 가장 가까이 지내는, 그렇기에 제가 수시로(또, 수없이! ) 묻고 도움을 구했던, <잘잘법>의
임지은
피디와
이슬기
조연출, 그리고 신학펀치팀의 유일한 스태프 김예은 조연출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 세 사람 때문에 <고된 작업>을, 그리고 <고된 '이런 저런'(!) 회사 일들>을 견딜 수 있었습니다.
시청해 주신 시청자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갇혀 있다가 해방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시즌1과 시즌2를 적어가며 보고 있다는 분의 댓글도 기억납니다. 아직은 13,800명. 14만4천에는 많이 못미치는, '겨자씨'에 가까운 구독자밖에 안 되지만, 우리 각자의 삶에 뿌려진 이 '질문의 씨앗들'은, '신학의 씨앗들'은 (예수님의 비유대로) 정말 자라고 있구나, 고백하게 됩니다. 시청자 한 분 한 분이 계신 곳이, 새들이 와서 깃들이는, 하나님 나라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기도 부탁드립니다. 저를 위해선 기억나실 때, 저의 건강, 그리고 (아직은 저도 모르는) 저의 <다음 발걸음>을 위해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이웃을 위해 기꺼이, 방송을 통해 자신의 배운 바를 나누시는 신학자들을 위해 기도해 주셨으면 합니다. 올 한 해를 돌아볼 때 시즌1을 하던 5~6년 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점 하나는, 극도의 진지함과 극도의 뜨거움으로 무장한 이들이, 건강한 신학을 소개하는 신학자들을 공격하는 현상입니다. 그 내용을 들어보면 그 '일방성'과 '확신'에 경악하게 됩니다. 이런 공격을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자신이 받은 신학이라는 달란트를 통해 교회와 사회를 섬기는 신학자분들에게 하나님이 더 큰 지혜와 용기를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보내주신 응원과 격려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2020.11.21.
신동주 드림

2020년 10월 21일

신학펀치 마지막회 질문지

 10월 18일 일요일. 1시쯤 회사에 도착해, 9회 10회 질문 원고를 쓰기 시작했다. 이제 또 해보고 싶어도 못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몹시 피곤한데도, 원고가 끝나간다는 사실에 대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잠시 4층 정원에 나갔는데 풀벌레 우는 소리가 들렸다. 밤11시에 최종 질문지 원고가 완성돼 두 게스트와 진행자에게 발송하고, 회사를 나와 - 나오기 전에, 빈 사무실 내 책상 앞에 무릎을 꿇고 여기까지 인도해 주심에 대해 감사 기도를 드렸다 - 집으로 향했다. 오목교를 걸으며 작은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조나단 집에 막 도착했다고 했다. 아들은, 시즌2 마지막 방송을 위해 시청자들의 질문을 받고 거기에 대해 권연경 교수가 답변하는 짧은 Q&A 영상을 하나 만들어보라고 했다. 아내에게 전화했다. 미국 감과 한국 홍시에 대한 얘기를 좀 나눴다. 어제 감을 샀는데 캘리포니아 산불 때문에 겉에 탄 자국이 있다고 했다. 내 9회 10회 질문 내용을 듣고는 무척 지적이라고 했다. 어렵다는 뜻이냐고 물었더니 아내는, 그런 질문 아무나 생각해내지 못한다는 뜻이야, 라고 부드럽게 말했다. 집에 와서 누룽지를 끓여먹고 작은 싸이즈 칭따오 맥주를 한 캔 마셨다. 페북에서 얼마전 과로로 숨진 택배 노동자의 마지막 카톡 메시지를 보는데 - 새벽4시반에 퇴근하며 남긴 메시지였다 - 부끄러워졌다. 두 전도사가 나와서 새 관점과 옛 관점의 차이를 설명하는 짧은 영상 하나를 봤다. 이제 맥주 캔과 허니버터 봉지를 치우고 이를 닦고 자려고 한다. (2020.10.18)

2020년 9월 30일

신학펀치 제7회 프리뷰

오늘은 회사 나와서 보름 후에 업로딩될 신학펀치 제7회 프리뷰를 했어요. (프리뷰는 녹화한 영상을 보면서 출연자의 대사를 모두 적는 거예요. 녹취록을 만드는 거죠. 이렇게 해놔야 내일서부터 편집할 때 편해요. 어느 멘트가 어디에 있는지, 영상을 다 돌려보지 않아도, 금방 찾을 수 있거든요.) 성경의 영감과 관련해 이야기가 진행되던 중 권연경 교수와 김근주 교수가 한마디씩 하는 대목이 있었어요. 다른 부분은 (나중에 저만 알아보면 되기에) 맞춤법을 무시하고 적는데, 이 부분은, 몇 번이고 다시 들으며 정확하게 제대로 적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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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연경 교수: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시편 22편을 인용하시거든요.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 하고 돌아가시는데 그게 시편 22편 인용하신 거거든요. 가장 절체절명의 상황, 죽음을 바로 앞둔 상황에서 예수님은 시편을 떠올렸어요. 시편기자의 그 고통의 외침이 자기의 외침이 되었던 거죠. 그러니까 이게 성경이 작동하는 방식인 거죠.
김근주 교수: 굉장하다 그죠. 시편 22편은 정작 뭐, 하나님께 계시 받아 쓴다, 성령의 영감이다, 이런 표현을 저자가 전혀 안 하고, 너무 힘들어, “하나님 저를 왜 버리시나요?” 하는데, 정작 하나님이신 예수께서는 사람의 글인 그 구절을 인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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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글인 그 구절을,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인용하신다...
(부끄러움 가운데) 제 삶이 떠올랐어요. 주님이 힘드실 때, 그 분이 인용하실 나의 하루, 나의 순종이 내 삶에 있을까. 주님, 주님 힘드실 때 당신께서 짧게나마 인용하실 몇 마디, 제 삶에 있게 하소서.

2020년 7월 8일

마지막 PT

헬쓰장에서 마지막 피티를 받았다. 처음 네 번은 피티 일기를 썼다. 


3월6일(금) 피티#1
동작만 똑같이 따라한다고해서 써야 할 근육을 쓰고 있는 건 아니다. 반대로, 써야 할 근육을 제대로 쓰면 동작도 나온다.  처음으로 등 허리가 아니라 복근에 힘을 주고, 복근의 힘으로 바로 선다는 것이 무언인지 경험함.  처음으로 철봉을 하는 느낌을 경험함.  새로운 세계가 있다는 것을 경험함. 

3월10일(화) 피티#2
어깨가 풀리면 손과 팔 힘만으로 밀게 된다. 쇼울더 근육을 풀지 않은 상태에서 벽을 미는 기분으로.  기계가 많아서 조금씩 헷갈림 

3월16일(월) 피티#3
고양이 자세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처음으로 알았음. 엉덩이에 힘을 주고 복근에 힘을 준다는 것을 이해함.  봉을 이용해서 스쾃트하는 법 배움.  피티 끝내고 코치와 함께 셀카 찍음. 

3월17일(목) 피티#4
봉을 이용하며 스콰트를 하는데 자세가 많이 흔들림. 하체 운동을 하는데 무릎에 '위화감'이 느껴짐. 복근에 아주 좋은 운동 하나 확인. 마스크를 쓰고 운동을 하려니 좀 힘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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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7일 화요일 9시. 16th PT
마지막 피티를 하는데, 코치가 가르쳐주는 것이, 마치 바울이 마지막으로 하는 말처럼 들렸다. 평소에는 잡담도 하고 그랬는데 오늘은 아무도 농담을 하지 않았다. 

2020년 6월 24일

지옥과 보편구원론

줌으로 진행되는 독서토론회에 참석. '지옥과 보편구원론 - 스탠리 N. 건드리 엮음 『지옥 논쟁:지옥에 관한 네 가지 성경적·신학적 견해』 읽기' 라는 제목으로 열린 토론회. 발제를 했던 강사는 - 같이 보던 아들과 같은 의견이었는데 - 엄청 미남 (^^). 발제가 끝나고 Q&A 시간이 되었을 때 넘 궁금한 게 있어서 비디오와 오디오 켜고 질문.(그때까지는 듣기만 하느라 음 소거, 비디오 오프 ). 내가 했던 질문은 이랬다. " C.S.루이스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만약, 아주 신실한 영국 크리스천 군인과, 아주 신실한 독일 크리스천 군인이, 2차대전 전투에서 동시에 상대를 향해 총을 발사하고 동시에 죽었습니다. 두 사람이 천국에서 서로를 마주하게 되었을 때 두 사람은 어떻게 행동했을까요? 제[루이스] 생각에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깔깔거리며 웃었을 것입니다. (비록 이 땅에서는 적으로 만났지만, 둘은 <애국>이라는 고귀한 행동을 하다가 서로를 <만났고>, 천국에서, 기꺼이 <서로를> 즐거워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루이스의 이 말은, 이 땅에서의 삶과, 천국에서의 삶을 바라보는 저의 중요한 기준 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오늘 보편구원론[거칠게 요약하자면,나중에는,결과적으로,모두가 용서받고,구원을 받음]에 대해서 설명해주셨는데, 만약, 보편구원론에 따라, 궁극적으로, <밀양>의 어머니와 살인자가 하늘에서 손잡고 깔깔거린다면, n번방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천국에서 깔깔거리게 되는 것이라면, 이 땅에서 우리가 겪는 고통,고난,희생,삶...이 모든 게 코미디가 되는 것 아닐까요? " (오늘, 강사는 다양한 지옥론을 소개하는 역할을 한 것이지, 보편구원론의 '문제점'에 대해 책임을 질 역할을 하는 건 아니었음. 그래도 궁금해서 물어본 것임). 강사는 이에 대해, 어느 신학자가 말하는 "life review" 개념에 대해 소개해주었다. 즉, 가해자는, 자신이 산,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대해, 피해자의 입장에서, 그의 고통을 느끼며, 돌아보는 가운데, 진정한 회개를 하게 될 것이고, 그리고, 천국에 들어올 것이다. 다른 질문자들도 많은데 마이크를 독차지하는 것 같아서 난 거기서 스톱. (강사의 설명에서 도움을 받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궁금했던 질문들). 만약, 천국에 있는 피해자가, 가해자를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면? 이제 소외되는 것은 피해자인가? 하나님은, 보편구원론을 펼치신다면, 피해자의 <허락>을 받지 않으실까? 내가 좋아하는,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닦아 주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계21:4)

2020년 6월 22일

용기를 냈다

나름 꽤 큰 일을 하나 마쳤다. 신학펀치와는 상관 없는, 부서 내의 일이었다. 오늘 낮 2시에 마감되는 한 공모에 우리 TV국 지원서를 등록하는 일이었다. 첨부해야 할 서류가 많은, 복잡한 일이었다. 그런데, 내 업무 프로세스 중 하나를 들어 누군가 문제 제기를 했다. 어떻게 보면 일리 있는 지적이었다. 30분 쯤 있다가, 부서 단톡방에 글을 하나 올렸다. 20대 2명, 30대 1명, 50대 2명이 있는 방이었다. " 소원 하나 들어주소서! ㅋㅋㅋ 주말에도 나와서 일하고 그래서 드뎌 완료한 등록! 에 대해서 마지막 피드백이 '왜 000를 0000 안 했어요?' 여서, 마음이 무거운데 ㅋㅋㅋ 축! , 이라는 답글 달아주면, 이번 일이 좋은 추억으로 남을 거 같아요! : ) 감사합니다." 모두가 축하한다는 글을 달았고 함께 웃었다. 나도 참 대단하다 이런 걸 어떻게 요구하는지 ㅋ (엄청 쑥스럽고 민망해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다)

2020년 5월 10일

『구약성서의 이해』 읽기를 중단함. (버나드 W. 앤더슨 지음 / CH북스 크리스천다이제스트)

1. 좋은 책이라는 건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즐기지는 못하고 있다. 번역 때문이다 ㅠㅠ 내용이 너무 좋아서 참으며 읽었지, 정말 내용마저 아니었다면 오래 전에 집어 던졌을 것이다. '제대로 된 우리말'로 번역된 센텐스 하나를 찾기가 힘들 정도다. 신기할 지경이다.
2. 지금 94페이지를 읽다가 정말 말이 안 되는 문장이 나와서, 영어 PDF 파일을 구해 확인했는데, 역시 완벽한 오역이었다. 두 역자는 이렇게 번역했다. (지금 출애굽기 10가지 재앙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성경 이야기는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되 좀더 신중하게 다루어져야만 한다. 가장 현명한 방법은 [A] 이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이거나, [B] 신빙성이 없다고 여겨 전승 자체를 전부 배척하거나 하는 것일 것이다 ". (사실, 원서를 보지 않아도 지금 번역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누구날 알 수 있다. 왜냐하면 말이 안 되니까. ).원서에서는 이 문장이 이렇게 시작된다. "The wisest course lies between....." . 가장 현명한 접근법은 A와 B 사이 어딘가에 위치할 것이다.
3. 앤더슨의 상기 책이 CLC에서도 번역됐기에 주문했다. 책 제목은 구약성서 탐구로 되어 있다.참고로, CLC는 원서의 제5판을, CH북스는 원서의 제4판을 번역했다.
4. 좋은 책을 안 좋은 번역으로 읽는 것은, 베토벤의 소나타를, 1분마다 튀는 CD로 듣는 것만큼 힘든 일이다. 나는 베토벤을 그렇게 만나고 싶지 않다.

열림버튼

열림버튼을 누르는 중이었다. 헬쓰장에서 운동을 하고, 샤워를 하고, 락커키를 반납하고, 회원카드를 돌려 받은 뒤, 투명유리로 돼 있는 출입문 앞에 서서, 벽 오른쪽에 붙어있는 열림버튼을 누르는데 문이 안 열렸다. 열 번 이상을 눌렀을 것이다. 그래도 열리지 않아 난감해하고 있는데, 날 바라보고 있던 직원이 다가와서는 말했다. "회원님 문 열려있잖아요". 나는 원래 열려있던 문으로 걸어나왔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고 나는 우산을 폈다. 깊은 깨달음이 온 건 그때였다. 인생은...(여기까지).
#이글의장르는무엇인가 #직원은남자였음 #여자직원에게들킨거라면지금헬쓰장더못다님

2020년 4월 28일

초보자와 전문가


[우리가 무엇을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 가는,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것을 평범한 이웃에게 설명해 보면 드러난다고 C.S.루이스는 말하고 있습니다. 루이스의 말을 직접 들어보죠.]  

"예를 들어, 대속(Atonement)이나 성직(Orders)이나 영감(Inspiration)에 대해 자신이 [어느 정도 확립된] 특정한 견해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몇 년 동안 같은 부류에 속한 다른 사람들을 상대로 그 견해를 논하고 옹호합니다. 비판자들에게 답하기 위해 자신의 견해를 여러 부분에서 다듬고, 모호한 부분을 명확하게 해주는 듯한 기발한 비유들을 고안하고, 다른 견해들과 비교하여 대강의 '위치'를 가늠해 보[다보면] 자신의 견해가 일류 사상들 사이에서 확고히 자리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신학적인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지적인 기계공이나, 진지한 호기심은 있지만 겉으로는 상당히 불경해 보이는 학생에게 자신의 견해를 설명하려고 해보십시오. (식자들 사이에서는 결코 나오지 않을) 유치한 질문들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검술의 첫 번째 원칙조차 모르는 상대의 칼에 어이없이 꿰뚫린 능숙한 검객의 신세가 됩니다. 상대의 유치한 질문은 치명적인 한 방이 됩니다. 우리는 자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주장했던 내용을 실제로는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그 견해를 철저히,끝까지,'완전히 끝장을 볼 때까지' 생각해 보지 않았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고 나면 그 견해를 포기하거나 , 아니면 완전히 새로 시작해야 합니다. 참을성과 통상적인 노련함을 발휘하는데도 분별 있는(들을 마음이 있는) 상대가 알아들을 수 있게 한 가지도 설명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입니다." - C.S.루이스의 『피고석의 하나님』  제2부 '의사소통의 전제 조건' 중에서.

2020년 4월 5일

예고편 촬영 콘티

화요일에 회사 근처의 복싱장에 가서 신학펀치 시즌2 예고편을 찍을 예정이어요. (새로 합류하는 시즌2 MC가 주인공이 됩니다) .오늘은 촬영 콘티를 짰어요. 웹툰 느낌이 나는 예고를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있습니다. (지금이 제일 재미있기도 하고 막막하기도 합니다). 예고에서는 신학펀치만의 특징 세 가지를 소개할 생각인데요, 특징 2번 소개 멘트를 미리 알려드리면: "매너를 지키는 신학펀치! 벨트 아래는 가격하지 않는다!" (이 화면이 다시 체인지되면 다음 문장이 등장합니다) "문자주의 신앙을 넘어서려 하지만, 문자주의 신앙을 조롱하지 않는다". 

2020년 3월 25일

신학펀치 시즌2 MC 확정

5년 동안 준비한 신학펀치 시즌2의 MC가 1시간 30분 전에 정해졌습니다. MC는 여성이며... (여기까지).

2020년 3월 17일

신학펀치 시즌2 제작 확정

오늘 CBS TV제작국에서 <신학펀치 시즌2 >를 제작 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습니다. 다시 무대 위에서, 신학자 두 분 모시고 <곤혹스러운> 질문의 펀치 날리게 되었습니다.(근질근질 ㅋㅋ).  시즌2 첫 에피소드는 5월 마지막 주에 업로드 될 예정입니다.


2020년 3월 16일

어떤 예언

이제 소개하는 열왕기상 13:2는 기원전 10세기 말에 일어난 사건을 묘사하고 있다. < 하느님의 사람이 제단을 바라보며 야훼께 받은 말씀을 외치기 시작하였다. "오, 제단아, 제단아, 야훼가 말한다. 다윗의 가문에서 요시야란 한 아들이 태어나리니, 두고 보아라, 그가 네 위에 분향하는 산당의 사제들을 죽여 그 뼈를 네 위에서 태우리라." > (공동번역).  (위 예언에 등장하는) " 벧엘을 정복하고 제단을 파괴한 다윗 왕조의 요시야 왕은  기원전 7세기 말에 생존한 인물이다." [위 예언에서] "'하나님의 사람'은 [무려] 3세기 뒤에 벧엘 신전 파괴를 명령하고 제사장들을 살해하며 그들의 시체로 제단을 더럽히게 되는 [어떤 의미에서는, 정화하게 되는]  유다 왕국의 특정한 왕의 이름을 거명했기 때문에 이 예언은 전무후무한 예언이 되었다.  그 예언은 [마치] 17세기의 식민지 시대 미국에서 집필된 노예의 역사 책 내용 가운데 마틴 루터 킹의 탄생을 예언하는 구절이 들어 있는 것과 비슷하다. " [그럼,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일까? ] "열왕기 상과 열왕기 하는 [요시야 왕 탄생 3세기 전에 쓰여진 게 아니라, 요시야 왕 시절인] 기원전 7세기에 집필된 역사서 (....) 라는 것은 틀림 없는 사실이다 " -  <성경: 고고학인가 전설인가> (이스라엘 핑컬스타인 지음,까치 ), p.200-201에서 발췌.

2020년 2월 11일

봉준호의 오스카 감독상 수상 소감

이번 오스카 감독상 수상 소감 3분40초 동안, (통역이 있었으니 실제 말한 시간은 채 2분이 안 되었다), 수상자는 정말 후보자 모두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마술'을 보여주었다. 수상을 하지 못한 후보자들이 이렇게 눈물을 글썽이고, 진심으로 즐거워, 고마와 웃는 모습은,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다. (나도 누군가를 그렇게 만들 수 있을까. 그리고 나도 나 자신을, 봉준호가 봉준호를 바라보듯 <무심>하게 바라볼 수 있을까? ) 천국에서의 생활을 살짝 미리 엿본 느낌이었다. 내 삶의 지평에선 아련하게, 가능성으로만 존재하던 것을, 눈 앞에서 생생하게 보여준 봉준호 감독에게 감사한다. 기생충 지루했던 것이 단번에 용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