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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9일

사탄의 무기 2개

#무척19금 

1. 나는 사탄이, 자기 밑의 가장 똑똑한 영들만 따로 모아서, 오랜 회의를 거쳐, 인간들의 꿈과 삶을 단숨에 무너뜨릴 <만능 무기> 하나를 만들었다고 믿는다. 나도 20대 후반 이 무기에 찔렸을 때 피를 철철 흘렸고 속으로 부들부들 떨었다. 이 사탄의 무기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심플하다. 그저 다음과 같은 하나의 센텐스(sentence)일 뿐이다 :  "너도 처자식 생겨봐라".  이 말은, 듣는 사람을 순식간에 <무안하게> 만들고, 세상 물정과 현실을 전혀 모르고 한가하게 동화같은 꿈만 좇는 <비현실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 말에 찔려 꿈을 포기한 젊은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나 또한 이 센텐스에 깊이 찔려보았기에, 그 뒤로 <무엇을 듣는가>에 무척 주의하게 되었다. 두려움에 찬 사람의 말은 그냥 무시한다. 

2. 또 나는 사탄이 <한반도 지역 공중>에서 활동하는 영들만 특별히 따로 불러, <한국 남자들을 행복하지 못하게> 만들 특별한 센텐스를 <또 하나> 만들었다고 믿는데 그건 다름아니라 : "가족끼리 그러면 안 되지". 언제부터인가 성인 토크쇼를 보다보면 <부부관계>가 화제로 오를 때, 이 센텐스가 누군가에 의해 시전되기만 하면 모두가 <웃음>으로 화답한다. (나도 종종 웃었다). 스튜디오 안을 꽉 채우는 웃음 즉, 무언의 격렬한 동의! 배우자와의 관계는 즐겁지 않은, 즐거울 수 없는 <의무>이고, 진정한 즐거움은 <낯선 여성>을 상대할 때만 경험할 수 있다,라는 <가족끼리 그러면 안 되지>. 어느 날 이 <익숙한 센텐스>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는데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이 세상에서, 내가 딱 한 번만 더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나는 그 단 한 번의 기회를, 이름도 모를 낯선 상대와 나눌 것인가. 아니면 내 <이름>을 알고, 내 불완전함을 알고, 그러면서도 나를 여전히 믿어주는 <익숙한 상대>와 나눌 것인가. (답은 너무 자명하다). 그러자 또 다른 물음이 떠올랐다. 왜 마지막 관계만 그래야 해? 오늘 밤은 왜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