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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9일

교회 세습

곰곰이 생각해보면, 세습보다 근원적인 문제는 "세습하고픈, 물려주고픈 조직"의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한 조직이 세습 됐다는 것은, 그 조직이 이미 오래전부터, 세습하고픈 조직이었다는 것을 말할뿐이다. 결국 '풍요'의 문제로 귀결된다. 우리가 몇몇 교회 앞에 가서 세습하지 마시오, 라고 외치듯이, 세습하고픈 교회 앞에 가서, 똑같은 자격과 이유에서, 이 교회 너무 풍요롭소, 외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5.10.9) 풍요로운 교회는 애비가 담임이든, 아들이 담임을 못 맡게 됐든, 어디서 피 한 방울 안 섞인 위임목사 1인 데려오든, 여전히 풍요로운 교회일뿐이다. (2017.10.16)

2015년 10월 2일

순례자

1.청파감리교회 김기석 목사님의 설교에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옵니다 : 숙명여대에서 가르치는 우리 김응교 선생이 있는데 그가 최근에 낸 『곁으로』라는 책에서 아주 중요한 말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여행이든 그 종착점이 새로운 중심, 곧 설움 '곁으로' 향하는 여행이라면, 그 길은 순례의 길이요, 축복의 길이 될 것"( 『곁으로』 48면)이라고 말합니다. ㅡ 김기석 목사님 설교(2015.9.20)에서. [저는 아직 『곁으로』를 읽지 못했고, 상기 인용문은 페친 김응교 교수님 페북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

2.애증관계에 있는 한 母子를 압니다. 애하면서도 증하고, 증하면서도 애하고. 子는 母에게 다가갈 때마다 자신 안에서 애와 함께 증,을 발견하곤 무기력과 절망과 슬픔을 느낍니다. 이 子, 산티아고에 가 본 적 없습니다. 하나 시인은 이 子, 분당 정자동 아니라 산티아고 걷고 있다고 합니다. 이 땅의 모든 母子들. 부모자식들. 순례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