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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30일

성경의 권위에 대해 - 1

타블로의 펀치라인 중 죽이는 게 한두 개 있어요. "네 정신은 포장마차 싸움꾼, '병들었어'". 또 하나 소개하면, “넌 겨울에 반팔 티, ‘아마 추워’”. 제가 바로 겨울에 반팔 티 입고 신학 공부 하는 사람이어요!^^ 아마추어죠 ㅋㅋㅋ 저는 성경에서 불일치, 모순, 오류 혹은 요즘의 시각으로 볼 때 문제가 되는 주장들 (여성비하, 잔인한 구약의 하나님 등)을 발견할 때 하나님이란 분은 어떻게 이런 ‘불완전한 매체’(오탈자 발생하는 ‘글’과 당시의 과학과 세계관에 갇힌 ‘인간’)를 통해 자신을 계시하시기로 결정하셨을까, 신기한 생각이 들어요. 그러면서 이런 난관들을 제 신앙과 ‘합리적’으로 통합시켜야만 하는 흥미진진한 과제 앞에서 흥분하곤 하죠. ‘반팔 티’에게 도움을 주었던 책을 오늘 몇 권 소개하려고 하는데 가장 도움 받은 책은 C.S.루이스의 『시편사색 』(홍성사)이어요. 이 책에서 루이스는 왜 이방 신화에서도 성경의 부활 이야기와 비슷한 얘기들이 존재하는지, (그것도 그리스도의 부활 수 세기 전에 ), 잠언 등과 같은 지혜서에 발견되는 고대 이집트 지혜서 내용의 등장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등 우리를 ‘곤혹’스럽게 하는 주제들에 대해 전문가로서의 의견을 들려줘요. 하나님이 불완전한 매체,형식을 기꺼이 사용하셨는데, 이건 그분의 자발적인 행동 성육신과도 이어지는 결정이다, 라고 해요. 삶의 모든 차원에서 발견되는 성육신의 의미에 대해서 매혹적인 설명을 펼쳐요. 당신에게 사주고 싶어요 ! 숭실대 권연경 교수가 쓴 『네가 읽는 것을 깨닫느뇨? 』(SFC), 지그프리트 치머 교수가 쓴 『성서학이 믿음을 무너뜨리는가?』(대장간)도 성경의 다양한 모순들에 어떻게 접근하고 해석할 것인가, 성경을 우상화하지 않는 신앙이란 무엇인가, 하는 주제에 대해 흥미진진한 논지를 펼치고 있어요. 적극 추천해요. 어제 비비빅을 세 개 먹고 잤어요. 오늘 집에 오자마자 냉장고 문을 열었어요..

2013년 8월 29일

사본학에 대해 - 1

오늘은 운이 좋았다. 수퍼에 비비빅이 있었다. 전부 다 집으니까 6개. 파시통통도 있지만 난 비비빅만 먹는다. 지난 번에도 6개를 사서, 내가 5개 먹고, 장모님 1개, 장인어른 0개 드셨다. 이번에는 꼭 4:1:1 을 지킬 생각이다. ( 2:2:2 는 장담 못 하겠다.) 집으로 오기 전 사무실에서 미국에 있는 친구에게 보낼 카드를 썼다. (친구가 한 명 어제 다리 수술을 받았다.) 카드에는 병상에 있을 친구가 보면 힘이 될 시편 구절을 영어로 썼다. NIV 영어 성경을 보고 천천히 베꼈는데 베끼면서 성경 사본학, 특히 필사 과정 중의 다양한 변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짧은 두 절의 시편을 카드에 옮겨적는 과정에서 난 세 번의 실수를 저질렀는데: 제일 먼저 , my God에서 my를 빼먹었다. 그 다음 절에서는 영어단어 힘(strength)의 스펠링을 틀리게 썼다. 처음 st 다음에 e를 하나 더 넣었다. 마지막으로, 수술과 재활 기간 동안 힘내라는 안부 인사를 하고 날짜를 쓰려다보니 이런, 수술은 어제 였다. 그래서 잠시 고민하다가 오늘 날짜 대신 어제 날짜를 쓰고 내 이름을 썼다. 요한복음을 읽다보면 예수의 십자가 처형일이 마태,마가,누가복음서와 다르다. 어떻게 이렇게 핵심적인 사건에 대한 일시 증언이 다를 수 있을까, 의아할 수 있다. 나도 의아하다. 하지만 난 이렇게 성서에서 불일치,모순,오류를 발견할 때마다 실망스럽거나 곤혹스럽기보다는 약간 흥분이 된다. 이렇게 불일치,모순,오류가 있는 ‘불완전한’ 책을 통해 자신을 계시하시기로 결정하신 그런 하나님을 내가 만나고 있구나. 불완전함에 자신을 내맡기는 신이라니! 그 분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 땅에 오실 때는 불완전한 인간으로 성육신하셨고, 자신을 계시 하실 때는 불완전한 매체, 불완전한 저자, 불완전한 기억력, 불완전한 문장(력) 등을 용인,감수,사용하시는 걸까? 신비롭다. 성육신하신 하나님, 겸손하신 하나님,이란 기독교 교리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다.

새벽기도회에 대해 - 1

1.어느 날 하루 예수님이 새벽에 기도하셨다,는 사실을 근거로 새벽기도회를 창설하면 예수님이 놀라심. 
2.기도에서 중요한 것은 마가복음1:35(새벽에 기도했다)이 아니라 마가복음 1:38임.( 여기를 떠나서 다른 마을로 가자). 온 동네병자들이 모였고(33절), 사람들이 주님을 찾아요,라고 제자들이 독촉하는데도(37절), 예수님은, 여기를 떠나 다른 마을로 가자(38절)라고 하심.내가 그것을 위하여 왔노라(역시 38절) 하심. 제자들(결국,우리들)의 요구,욕망,판단과는 다른 결론 내리심. 우리에게도 38절처럼 살라고 하심. 새벽에 기도하라는 게 아니심. 세습추구하며,대형추구하며,성공욕망하며 35절 한다면 그게 무슨 마가복음 해석인가. 38절만 살 수 있다면 위 본문에서 35절은 (심지어) 빼거나 ‘낮’으로 교체해도 무방. 38절 없이 35절만 행하는 건 이방종교. 35절 하면 자동적으로 38절 보장된다고 믿는 건 미신. (다음엔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라는 시편 구절 사용법에 대해 생각해봐야겠어요.)

새벽기도회에 대해 - 2

새벽기도회를 지지해 준다고 자주 거론되는 성경 구절이 또 하나 있으니 바로 시편57:8절이어요. “내 영혼아 깰찌어다 비파야, 수금아, 깰찌어다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 (개역개정). 그런데 공동번역으로 보면 그 뜻 더 잘 알 수 있어요. “내 영혼아, 잠을 깨어라, 비파야 거문고야 잠을 깨어라. 잠든 새벽을 흔들어 깨우리라.” . 모든 게 잠들어 있어요. 내 영혼, 비파, 새벽. 이제 하나님을 신뢰하고 잠(불신앙,두려움)에서 깨어나겠다고 해요. 다 깨우겠다고 해요. 불신앙의 깊은 잠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삶,을 상징하는 새벽. 네, ‘새벽’은 여기서 부정적으로 쓰였어요. (새벽이 부정적으로 쓰인 시는 처음 봐요.) 새벽을 깨운다...이제 불신앙 그치고 신앙하라는 뜻이지 새벽 5시에 집을 나서라는 뜻 전혀 아니어요~

새벽기도회에 대해 - 3

1. “뜰 신앙”은 단순히 주일 예배만 참석하는 교인이요. “성소 신앙”은 주일저녁과 부흥회에도 참석하는 교인이며, “지성소 신앙”은 하나님께 헌신적인 교인으로 새벽기도회에 참석한 교인이라고 말한다.” (오세호, 『새벽의 조용한 개혁-명성교회 성장과 새벽기도에 관한 연구; 그 말씀』, 1994.2 p.170) 중에서. 저는 이 글을, 지원용 교수, <한국적 샤머니즘에 가미된 한국식 기독교 전통, 새벽기도회 >에서 읽고 재인용하고 있어요. 이런 주장,설교,가르침은 한국교회에서 쉽게 들을 수 있어요 . 
2. 최근 한 유명한 신학교 운영이사회가 열리는 도중, 한 목사가 자기 교회의 부목사가 자신과 새벽기도회와 관련해 논쟁을 벌였다고 하면서, 그 부목사가 이 신학교에서 쓴 학위논문이 ‘새벽예배 무용론’이었다, 어떻게 이런 논문을 지도할 수 있느냐, 누가 논문의 지도교수였냐고 비판하는 일이 있었어요. 이사들 사이에서 지도교수를 징계하고 논문 학위를 취소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해요. (자세한 내용은 제가 바로 전에 쓴 글 댓글란에 링크건 기사를 참조해주세요) .
3. 올 10월에 열리는 WCC 부산총회에서 한국측 준비위는 새벽기도회, 통성기도, 수요예배를 한국교회의 영성을 대표하는 것으로 세계교회에 소개한다고 해요. 외국참가자들은 새벽기도회와 수요예배에 직접 참가하게 된다고 해요. (기독공보, 2013.2.25 참고).
4. 한국에서 새벽기도회는 신앙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 것 같아요. 특히 부목사들의 처지를 생각해볼 때 마음이 무거워요. 지금 한 시간 동안 한국교회의 영성을 대표할 게 뭘까, 혼자 생각해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