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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10일

교회 개혁을 위한 아주 작은 실천 방안

돈 전혀 들지 않는 교회 개혁 방안 하나를 소개하자면 이렇다. 돈을 필요로 하는 이웃이나 단체에 교회가 돈을 전달할 일이 있으면 담임목사가 아니라 재정담당 직원이 했으면 좋겠다. 전달식에 목사 대신 교회 직원이 왔으면. 사람들은 담임목사가 아니라 그 교회에, 그 교회의 성도들에게 감사할 것이다. 사람이 영광받는 일이, 사람에게 영광돌리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아프리카 등지의 어려운 현장을 돌아보는 일도 담임목사가 아니라 해외구호일을 제대로 배우거나 경험한 교인이 갔으면 좋겠다. 전문가가 담임목사보다 현장에서 <더 많은 걸 보고> 돌아오리라는 건 상식이다. 교회가 한 사람의 항공비를 추가로 부담할 수 있더라도, 그때도, 담임 목사가 아니라 해외구호에 <관심과 사명>이 있는 교인을 <한 명 더> 보냈으면 한다. 그렇게 한다면 그 둘은, 그러니까 그 <교회>는, 담임목사가 그 교회를 떠나고 새로운 목사로 바뀌더라도, 해외의 이웃을 사랑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지혜로운 방법들을 축적시켜나가며 해나갈 것이다. 기독교 영화제 개막식에 한 교회의 담임 목사가 와서 격려사를 하고 돈을 전달하는 일을 본 적이 있다. 그 행사에 큰 돈을 댄 그 목사는 그날 그 행사장에서 최고의 <귀빈>이었다.그런데, 그날 만약, 그 교회의 영화학과 교수나 연극 배우 교인이 그 행사장에 교회 대표로 왔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난 확신하건대, 그의 격려사는 지금 막 단편영화나 단막극을 만든 청년들에게 훨씬 더 <구체적인 도전과 격려>가 되었을 것이다. 기독교는 우리 사회의 대중문화를 바꿔야 합니다, 식의, 그날 그 담임목사의 원론적인 이야기를 넘어서는. 현대 사회의 다양한 삶의 현장에, 다양한 요청과 다양한 요구에, 한 사람만 파송하는 건 어색하다. 만사형통(대통령의 형)이 문제를 일으켰듯 만사담통(담임목사)도 문제를 일으킨다. 각 영역의 대표자들이 - 실질적인 대표자들이- 많이 존재하는 교회는 세습도 잘 안 될 거라 믿는다. 오늘의 작은 결론. 돈은 직원이 전달하자. 목사는 자기 개인 돈 전달할 때만 참석하자. 목사의 해외 방문은 자비로 하자. 격려사도...더 구체적으로 격려할 수 있는 사람이 하자.(201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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