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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10일

『신앙 사춘기: 신앙의 숲에서 길 잃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정신실 지음, 뉴스앤조이)를 읽고.

나는 아이러니가 등장하는 이야기가 좋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삶에서 아이러니를 경험하는 이들의 이야기만을 신뢰한다. 자기 삶에서 모순과 역설을 경험하는 사람만이 단순한 - 그렇기에, 또 한 번 폭력이 되는 - 답을 함부로 남발하거나 강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정신실 작가의 『신앙 사춘기』에서 제일 좋았던 것도 이렇게 솔직하고 용감하게 노출하는 자기 속 모순과 갈등이었다. 그렇기에 그의 비판은 단순한 냉소에 그치지 않고, ‘신앙 사춘기’를 심하게 겪는 이들이 ‘지금의 시간’을 부인하거나 부끄러워하는 대신 새롭게 보고 해석할 수 있는 언어와 공간을 제공한다. 영적 학대, 종교 중독, 교회 언어, 목회자, 기도 등 우리가 매일 한국교회에서 부딪히는 문제들과 씨름한 이 글은 내게 ‘생생한 교회론’, ‘희망을 주는 성령론’이었다.
신동주 / CBS TV 프로듀서 (*추천사)

* 제가 무척 공감했던 이 책의 화두 중 하나.
" 리처드 로어는 어떤 사람의 현재 영적 단계가 참으로 이전 보다 더 성숙한 단계인지 알아보는 리트머스는 그 이전의 모든 단계를 존중하느냐 아니냐 여부에 있다고 했다. 그러니까 기도가 조금 깊어졌고 신앙의 다른 차원을 깨닫게 됐다고 하여 어떤 이의 기도를 기복적이라 손가락질하거나 저급한 신앙으로 단정 짓고 있다면 그리 멀리 오지 못했다고 인정하는 편이 낫다. "
참조: 리처드 로어, 『벌거벗은 지금』, 바오로딸, 156쪽 ( 『신앙 사춘기 』, 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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