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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8일

라디오시절_이라는_퍼즐 - 2

#라디오시절_이라는_퍼즐 - 2
밤에 하는 한 시간 짜리 CCM음악 프로그램을 맡았다. 사람의 멘트는 종종 공허했다. 하나 삼사 분짜리 음악 뒤에는 삼사 개월의 작곡과 녹음 시간이 있어서 그런지 공간과 시간을 꽉 채운다는 느낌을 줬다. 종종 LP판을 틀었다. 헝겊으로 레코드판을 닦았다. 돌아가는 판 위에 조심스레 바늘을 올렸다. 음악이 흘러나왔다. 3층 주조정실 큰 창가에 걸터앉아 레코드가 돌아가는 턴테이블을 바라보고 있었다. 부드러운 헝겊은 그 어떤 소리도 만들어내지 못하는구나. 바늘처럼 날카로워야 소리를 낼 수 있구나. 내 비판은 헝겊과 바늘 중 무엇을 닮았을까. 그날 집에 와서 야후에 stylus(바늘)라는 아이디로 메일을 하나 만들었다. 누군가 이미 사용중이라고 해서 내 생일을 뒤에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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