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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24일

‪‎라디오시절_이라는_퍼즐‬ – 9

‪#‎라디오시절_이라는_퍼즐‬ – 9
아마 대학로에 있는 흥사단 강당이었을 것이다. 강사도, 그날 강연 내용도,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나는 건 선배의 목소리. “강연 좀 따와”. 강대상 앞으로 다가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청중석 중앙에 자리가 하나 비었다. 비집고 들어가 앉았다. 마이크 달린 녹음기의 버튼을 눌렀다. 사방을 살펴보니 강사 목소리는 천장에 달려있는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내 머리 위에도 하나가 있었다. 머리를 굴렸다. 가까이에 대면 더 깨끗하게 녹음되겠지. 갈등했다. 마이크 든 오른손을 천천히 쳐들었다. 강사는 힐끗 날 한 번 쳐다보더니, 하던 강연을 계속 했다. 그랬다. 한 명의 수습 피디가 강연 내내 청중석 중앙에서 오른손을 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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