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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3일

나는 새디스트

오늘 결국 못 참고 강남에 갔다. 밖에 서서 출입구를 쳐다봤다. 들어갈까. 들어갔다. 첫경험. 실내 풍경이 낯설었다. 사진을 찍어도 된다 해서 사진을 두 장 찍었다. 30분 넘게 둘러보고 그냥 나오려는데 그녀가 말을 걸었다. 그녀와 함께 밖으로 나왔다. 그녀의 이름은『일리아스, 영웅들의 전장에서 싹튼 운명의 서사시 』(그린비, 강대진 지음). 2만천원 정가책을 9천4백원에. 알라딘중고서점 강남점. 지금 그녀와 함께 침대 위. 난 새디스트. 모든 여성을 난폭하게 다룬다. 마구 긋고 쓰고 접는다. 내가 함부로 대하지 않는 여성은 딱 한 명. 성경. 어떤 줄도 치지 않는다. 줄은 치면, 줄 친 부분을 읽다보면 옛 기억과 느낌에서 벗어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