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2014년 6월 19일

‪라디오시절_이라는_퍼즐‬ - 6

‪#‎라디오시절_이라는_퍼즐‬ - 6
교보에서 그 책을 뽑은 건 우연이었다. 그 페이지를 훑어 본 것도 우연이었다. 미대사관 인질 사태가 끝나고 기자 둘이 뉴욕 번화가에서 시민들에게 물었다. 석방된 미국 시민 52명 중에 당신이 이름을 외울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인질이 잡혀있는 동안, 그러니까 444일, 미국의 뉴스채널들, day-1, day-2, day-75, day-411, day-412... ,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인질 사태 소개하며 뉴스를 시작했다. 444일 동안 심각한 톤으로 소식 전했으나 - 그 거리에서 기자의 질문을 받은 이들 중 - 단 한 명의 억류자 이름이라도 외우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대중문화에 대한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점점 이런 생각이 들었다. 텔레비전의 폐해는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데 있는 게 아니구나. 문제는, 오히려, 조금도 영향도 끼치지 못한다는 데 있구나. 그 즈음이었다. 저녁 8시 뉴스를 보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 앵커는 자기가 지금 심각하게 소개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라도 외울 수 있을까? SBS가 정신대 문제를 연속 기획 특집으로 보도하고 있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