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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22일

복된 하루



 












(시로 표현하면)

오늘은 신께서 
행복을 꾹꾹 눌러 
담아주셨다 

내가 됐어요 하는데도
더 담아주시려한다

(산문으로 기록하면)
오늘 오전에 잘잘법 녹화가 있었다. 김영봉 목사님의 강의를 네 편 녹화했다. 네 편 모두 내 마음에 아주 들었다. 녹화 후에 김목사님, 스탭들과 함께 추어탕을 먹었다. 다들 한 그릇씩을 다 비웠는데 나만 너무 많이 남겨서 조연출들이 놀랬다. 녹화 때 너무 집중을 했는데 그 긴장이 다 풀리지 않아서 밥이 잘 안 넘어갔다. 힘든 건 아니었다. 오히려 즐거움에 가까운 긴장이었다. 적게 먹었기에 속이 편했다. 목사님을 배웅하고 스탭들과 함께 오목공원을 "오바퀴"(다섯바퀴 돌기의 우리팀 은어)했다. ---- 양치를 하고 자리에 앉았는데 편성팀 후배 넷이 내게 와서 오목공원 안에 있는 <오목한 미술관>에서 양예준 개인전 "눈빛으로 전하는 작은 기도" 색연필 그림 전시회를 본 소감을 이야기해 줬다. (며칠 전 나도 이 그림 전시회에 갔었고 큰 감동을 받아 작가에게 짧은 감사의 메일을 보냈었다.) 후배들의 말에 따르면, 양예준 작가의 어머니가 그림을 해설해 주는 과정에 내가 메일로 보낸 감상평을 소개했고, 후배들은 그 감상평을 듣다가 그 메일을 보낸 사람이 나라는 건 알게 됐다고 했다. 후배들이 그 전시회를 즐긴 것이 기뻤고, 내가 보낸 감상의 이메일이 양예준 작가와 그의 어머니가 써 나가는 "스토리"를 조금이나마 더 풍성하게 해주었다는 것이 몹시 감사했다. - - - 2시반부터 오늘 업로딩 되는 본편 검수 및 섬네일 회의를 했다. 섬네일은 "불안형 크리스천이 진짜 쉬는 법"으로 했고 제목은 "쉬어도 쉬어도 계속 피곤한 당신에게"로 했다. A가 이번 편에는 에필로그가 있으면 좋을 거 같다고 해서 에필로그를 썼다. 1안,2안,3안을 썼는데 3안으로 정해졌다. B가 에필로그를 위해 고른 배경영상과 글씨체가 문장과 너무 잘 어울렸다. --- 퇴근길. 회사를 나와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도중에 잠시 길에 멈춰 서서 서두에 썼던 시를 썼다.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했고, 집에서 저녁을 먹었고, 저녁을 먹은 뒤에는 안양천을 한 시간 산책했다. 오늘은 작은 것 하나하나가 다 감사하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안양천에 가는 길에 거치는 상가 골목들도 아름답게 느껴졌고, 산책길 풀잎이 만들어내는 그림자도 소중하게 느껴졌다. 오늘은 런닝 크루를 제일 많이 만난 날이었다. 한 여섯 팀 정도 본 거 같다. 제일 흥미로웠던 크루는, 뛰어오다가 내 옆에서 멈춰선 크루였는데 "멈출게요"라고 제일 앞에서 뛰던 여성이 말하자 다들 멈춰서 걷기 시작했다. 걷는 속도가 나와 같아서 한 2분 정도 그들과 함께 걸었다. 그들은 다음에는 뚝섬 근처에서 뛰자는 얘기를 했다. 한동안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던 크루. 갑자기 아까 그 여성이 "십 초 전"이라고 말하자 다들 "네" 하며 하던 말을 멈추었고, 정말 십 초 쯤 지나 여성이 "뛸게요"라고 하자 다시 모두들 "네" 하면서 앞으로 뛰어나가기 시작했다. 바로 옆에서 목격한 런닝 크루였는데 정말 흥미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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