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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9일

영어 단어 2개

1. 올 10월에 부산에서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가 열린다. 총회 주제는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god of life, lead us to justice and peace). 우리 회사가 이번 행사의 방송을 맡았다. 6월12일에는 부산의 중계 상황을 점검하는 1박2일 출장을 간다. WCC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한 명 있다. 2004년에 WCC 총무로 뽑힌 케냐 출신의 사무엘 코비아 목사. 당시 나는 언더우드에 대한 2부작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었는데 그  다큐멘터리 안에, 서양 기독교와 서양 선교사들에 대한 제3세계 교회의 생각을 담고 싶었다. 혹시 몰라서 잠시 한국을 방문했던 코비아 총무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 출국 하루 전날, 인터뷰 허락을 받았다. 혼자 PD150 카메라 하나들고 그가 머물고 있는 호텔을 찾았다. 가기 전에 질문지를 짰다. 중간에 '이분법'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다. 네이버에서 이분법을 찾았다. dichotomy. 발음 들어보기를 눌렀다. 다이카토미. 다이카토미. 몇번 들으며 따라해봤다. 코비아를 만나 다이카토미가 포함된 질문을 했고, 답변을 들었다. 9년 전 일이다. 어떤 질문을 했는지는 잊었는데 다이카토미는 아직도 기억한다. 

2. 외운 날을 또렷이 기억하는 영어 단어가 또 하나 있다. 세속적이란 뜻의 단어 'secular' 이다. 고등학교때 이 단어를 외우는데 참 신기했다. 모든 단어는 앞에 논(non)이 붙으면 부정의 뜻이 되는데 이상하게 이 단어만은 논이 붙어야 긍정의 단어로 변했다. 논세큘러. 비세속적. < 경건한 > . 너무 신기했다. 당시 교회 고등부회장이었던 - 너무나 경건했던 - 나는 그렇게 이 단어를 외웠다. 이게 30년 전 일이다. 그러고보니, 지난 30년 내 삶은  세속과 경건의 이분법을 허무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