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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9일

5월5일 일요일

목욕을 하고 오후에 분당 어머니 댁에 갔다. 정자역에서 내리니 날씨가 좋았다. 어머니에게 전화해서 같이 산책을 하고 들어가자고 했다. 어머니가 올 때까지 탄천을 가로지르는 육교에 앉아 한겨레21을 읽었다.어머니가 딸기를 검은 비닐 봉지에 담아 갖고 오셨다. 탄천으로 내려가기 전에 호떡을 사서 어머니 한 개, 나 두 개 먹었다. 날씨, 참 좋았다. 어머니가 갖고 오신 딸기를 먹었다. 소금물에 씻으셨는지 좀 짰다. 내가 다 먹었다. 산책을 마치고 어머님 댁으로 가서 이번엔 저녁을 먹었다. 국과 생선요리를 하셨는데 배가 불러 손도 대지 못했다. 저녁을 먹고 불후의 명곡을 보기로 했다. 아무리 돌려도 하지를 않았다. 어린이 날이어서 그런가? 대신 런닝맨을 봤다. 런닝맨을 보고 또 돌리는데도, 8시 가까이 됐는데도 여전히 하지 않았다.  갑자기 어머니가 아, 그거 토요일에 하는 거다, 하셨다. 맞다. 토요일에 하지. 한 숨 자다가 집에 가겠다고 했다. 어머니 침대에 누워서 9시반까지 잤다. 한 시간 넘게 자고 일어났더니 어머니가, 참 잘 자더라, 하셨다. "아, 제가 코 골았나요" 했더니 "아니, 숨소리가...."하셨다. 마흔 후반의 아들이 일흔 중반의 어머니 앞에서 평화롭게 잤나보다. 갖고 가라고 커다란 가방에 바리바리  반찬을 싸주셨다. 정자역까지 걸었다. 가는 길에, 오는 길에 어머니와 함께 봤던 라일락 꽃이 보였다. 잠시 서서 향기를 맡는데 이상하게 이번에는 김치 냄새가 났다. 사방을 둘러보다가, 내가 맨 가방에서 난다는 걸 알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