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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8일

사슴사냥 1


사슴사냥 1.
아내와 아이들은 학교에 갔다.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다가 깨달았다.내가 원한 건 '사슴사냥'이 아니었다는 것을. 어제, 예정대로 새벽5시반 브룩스씨를 만났다. 차를 타고 숲으로 갔다. 차를 세우고 더 깊이 걸어 들어갔다. 난 덤불 속에 웅크리고 앉아 사슴을 기다리는 건 줄 알았는데 브룩스씨가, 둘이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작은 텐트를 쳤다. 그리고 추위를 이기기 위해 많은 옷을 껴입었다. 브룩스씨가 갑자기 다 입었던 옷을 벗기 시작했다, 자기는 이 시간에 꼭 하게 된다고 하면서. 조금 떨어진 덤불 쪽으로 가더니 어둠 속에서 그가 쭈그리고 앉았다. 그 모습도 괜히 프로페셔녈하게 느껴졌다. 그는 지금까지 120마리의 사슴을 잡았다. 텐트에 들어가서 텐트의 지퍼를 올렸다. 사냥은 651분부터 가능하다고 했다. 50분이 아니고 51분이냐 했더니 해가 721분에 떠서 그렇다고 했다. 사냥은 일출 30분 전부터 가능했다. 동주, 사슴을 보면 절대 말하지 말고, 고개도 돌리지 말고, 그냥 손으로 내 무릎을 세번 쳐, 이렇게. 나는 알았다고 했다. 과연 오늘 내가 그의 무릎을 세 번 칠 수 있게 될까? 아직 달이 떠있는 오른쪽 숲을 응시했다. 브룩스씨가 내 무릎을 세 번 친 건 오전 830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