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내, 조폭의 보스와 좀 친해졌다고 자신의 (무)능력을 망각하고, 자신을 <조폭>이라고 착각합니다. 그후 이어지는, 겉멋과 바람 잔뜩 든, 그의 행동과 삶. 보기 심히 창피하고 안타까왔습니다. 최민식은 저를 알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그렇게 제 삶을 완벽하게 연기해 내는 것일까요. 영화에선 두 번, 진짜 조폭과 검사가, 이 남자에게 ‘당신은 당신을 뭐라고 생각하는데?’ 라고 묻는 장면이 나옵니다. 제가 질문을 받는 거 같았습니다. 복부를 심하게 두 번 가격당한 느낌이었습니다. 영화에서 두 번 등장하는 장면이 또 있습니다. 이 남자가 들고 다니는 권총. 그러나 총알은 없습니다. 그 권총 볼 때마다 ‘경건의 능력은 없고 경건의 모습만 있다’는 성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201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