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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8일

위조지폐


늦은 점심을 먹고는 식당 노트에 이름 싸인. 연휴 근무자를 위한 회사의 배려.
식당을 나와서 던킨에서 오리지날 블랙 작은 컵 한잔 테이크아웃.
두 아들 잘 있음. 둘째와의 통화는 항상 이런 식.
아부지 . , 이게 둘째냐 셋째냐 . 아버지 이제 그만 하지, 이 조크.
이눔아, 아빠가 미국가서 셋째 만들 수도 있어. 대답없음.
첫째와는 오늘 학교 수업 숙제에 대해서 주로 이야기. 외계의 다른 행성으로
보낼, 지구 인류를 대표하는 물건 5가지를 정하고, 그 선정 이유를 써라.
아빠라면 뭘 보내고 싶어? 아빠는....우선 바하 음악. 그리고 콘돔? 내가 말하고 내가 웃음. 이 콘돔이 사회학적으로 무척 중요한 의미가 있어. 여성해방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그럼 너는? 아들의 다섯번째 아이템이 인상적. 위조지폐.
왜 그걸 보내고 싶은거냐. 위조지폐는, 그러니까, 지금 우리 사회가,
진짜와 가짜가 함께 공존하는 사회라는 걸 말해줘서.
, 그 콘셉 정말 재미있는데! (아차, 위조지폐를 진짜 돈과 함께 클립으로
묶어서 같이 보내야 외계인이 그 차이를 알아볼 수 있을거라고 말하는 걸 까먹었다.
....로케트는 뜨지 않지. 신동주 흥분하지 말자...) 그런데, 말이야,
진실과 거짓의 공존이라는 개념이 흥미롭게 다가온거야?
그러니까,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들이 있잖아. 그런데 비기독교인이 더 기독교적으로 살기도 하잖아. (우리 기독인들 안의 기독교성과 비기독교성의 공존, 비기독교인들 안의 기독교성과 비기독교성의 공존을 말했던 것일까? 아들은.) 요즘 이런 생각을 많이 했더니 생각이 위조지폐에 까지 가 닿았어. 그래, 아빠도 지금 C.S.루이스 책을 읽고 있는데, 거기 '경건한 이교도'라는 말이 나와. 한 이교도가 정말 간절하게 신을 구한다면, 신을 두려워하며 산다면, 형식적인 기독인보다 더 기독교적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다고 해. (이런 저런 이야기 잠시 더 나누다가 전화 끊음.) 아 이 말도 아들에게 해줬다. 지금 이 주제 참 흥미롭다. 이 주제 참 흥미롭고 중요해서, 이 주제로 세미나를 한 번 해도 좋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