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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8일

나의 혀


"그해 겨울, 대만에서 자랐으되 중국어를 못하고 인터내셔널 스쿨을 다녔으되 영어를 못하고 한국에서 대학을 나왔으되 한국어가 시원치 않았던 내 동료 PD(나는 그가 수줍게 내뱉는 한국말을 들을 때마다 '참으로 이그조틱한 혀로군!'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그의 꿈은 한겨레문학상은 수상하고 노벨문학상은 거절하여 분단 한국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었다)가 나에게 신중하게 말했다. "혜윤, 보르헤스를 한 번 읽어봐" 그래서 어느 겨울밤, 늦은 귀갓길에 나는 기어이 그의 가방에서 보르헤스의 <<픽션들>>을 꺼내버렸고..."
- 이상, 나의 입사 동기 정혜윤PD의 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