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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8일

2012년 10월 10권의 책 추천


도심형 재속재가수도원 신비와저항박총 원장님의 제안으로 201210, 각각 5권 씩 10권의 책을 페이스북에 추천하였습니다. 1~5권은 제가, 6~10권은 박총 원장이 추천. 참고로, 박총 원장의 페이스북 주소는 https://www.facebook.com/chong.park.79?fref=ts 
1. 불완전함의 영성, 어니스트 커츠 지음, 살림출판사
알콜 중독자 빌 윌슨은 규칙과 명령을 나열하는 종교로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중독자들에게 기독교를 제시하는가!) 계속 실패를 경험하던 빌 윌슨이 만난 건 불완전함의 영성’. 윌슨 결국 알콜 중독에서 벗어났고 후에 익명의 알코올 중독자 모임(AA)'의 창시자가 된다. 나의 기독교는 빌 윌슨이 말하는 종교와 얼마나 다를까? 유대교, 불교, 기독교, 이슬람에서 찾은 100여편의 영성, 치유 이야기가 실려있다. 내가 두 번 읽은 책.
 
2. 감염된 언어, 고종석 지음, 개마고원
바로 얼마전 기자 출신의 소설가 고종석이 절필선언을 했다. 많은 이들이 아쉬워했다. 고종석은 감염된 언어에서 인류의 모든 역사가 감염의 역사라고 말하며, 그런 감염이 우리 삶(당연히 언어도 포함)을 더 풍성하게 해준다고 말한다. 소위 비기독교적인 것에 감염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기독교 순혈주의 운동 기독교세계관운동이 오랫동안 전개되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도 감염과 그것의 유익을 긍정하는 인식론이 필요하다. 이 책 두 번 읽었다.
 
3. 침묵의 행성 밖에서, C.S.루이스 지음, 홍성사
성인을 위한 판타지가 없음을 아쉬워한 C.S.루이스와 J.R.R. 톨킨은 한 사람은 시간 여행 이야기를 쓰고 다른 사람은 공간 여행에 대해 쓰자고 약속하고 동전을 던져서 정하기로 했다. 루이스가 공간 여행으로 결정되어 집필한 것이 우주3부작이다. (책표지에서 그대로 인용) >. 침묵의 행성 밖에서는 그 우주 3부작의 제1. 이 책을 읽은 뒤로 나는 종종 (사실 아주 자주) 내가 그 어두운 공원을 걷는 랜섬박사라고 상상한다. , 생물, 이성, 인간()을 다룬 엄청나게 흥미진진한 책. 역시 두 번 읽었다.
 
4. 마젤란,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자작나무
츠바이크는 주로 평전을 쓴다. 그리고, 평전을 무척 잘 쓴다. 마젤란이 보여주는 그 당시 시대상은 흥미진진하다. 후추가 귀해서 후추를 수입하면 후추 알갱이 한 알 한 알을 헤아렸다고 한다. (, 후추가루 앞에서 재채기를 하는 사람 모습이 자꾸 떠오른다). 츠바이크가 마젤란의 치밀하고 침착한 성격을 얼마나 잘 묘사해냈는지, (그리고 그게 내게 영향을 끼쳤는지 몰라도) 이 책을 읽은 뒤 화가 날 때 잘 흥분하던 내 성격이 변했다. 츠바이크를 경험하고 싶은 분은 이 책으로 시작해도 좋을 것 같다. 언젠가 한 번 더 읽을 책.
5. 정통, G.K.체스터턴 지음, 상상북스.
체스터턴은 브라운 신부가 등장하는 탐정소설로 유명한 사람이다. C.S.루이스에게도 영향을 준 인물이기도 하다. (무신론자로 남고 싶은 사람은 그의 글을 경계해야 한다,라는 말을 루이스가 한 적이 있다.) 동화, 진화, 기독교, 이성, 쾌락 등 흥미롭고 굵직굵직한 주제들을 이렇게 잘 구술하다니! (그가 말하면 비서가 받아적는 게 체스터턴의 글쓰기 방식이었다. 그는 초고를 거의 고치지 않았다!) “동화에 비하면 종교와 합리주의가 오히려 비정상적인 것이다. 종교는 비정상적으로 옳고 합리주의는 비정상적으로 틀리다두 번 읽음.
 
6. 김응교, 그늘, 새물결플러스
문학으로 신학을 하고, 신학으로 문학을 하는 김응교 시인이 그간의 꽃과 열매를 모아 엮은 문학/인문학 에세이 포푸리(potpourri). “문학가들이 자신의 결핍을 어떻게 정면으로 응시했는가를 다루고, 그 아픔과 상처를 직시하는 동안 작가가 알든지 모르든지 신이 거기 계시다는 내용이 책 전체를 관통하고 있어요. 밀양』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등 모든 작품에 다 숨은 신이 계세요.” (CTK 11월호 인터뷰 중에서) 시인이자 평론가며, 학자이자 선교사이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대학 강의와 노숙인 문학 강의를 병행하며, 진보 신학과 보수 신앙을 아우르며 그렇게 사이경계에서 살고 쓰고 사랑한 김응교 시인이 한국 교회와 사회의 지평을 넓혀주길 기대한다.
 
7. 슈테판 츠바이크, 위로하는 정신: 체념과 물러섬의 대가 몽테뉴, 유유
성공과 성장에 집착하며 안달복달하는 우리에게 츠바이크는 몽테뉴를 통해 실패와 좌절의 의미, 고귀한 자유의 가치, 무엇보다 모든 사람과 모든 것에 맞서 자신을 지켜내야 함을 나지막이 일깨운다. 미친 듯이 몰아치는 세상에서 우리 자신을 오롯이 지켜내는 것만큼 귀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체념할 때는 체념하자. 물러설 때는 물러서자. 당신에겐 더 귀한 가치, 자기 내면의 자유가 있지 않은가. 그 자유를 지킬 수 있다면 조금 실패하고 좌절하는 것이 대수인가?” 이미 그 스스로 체념과 물러섬의 대가가 된 츠바이크가 힘겨운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이는 것만 같다. (출판사 서평 중에서) 어쩌다 보니 츠바이크의 책이 2권이나 있네요 :D
 
8. 최두석 박수연 엮음, 나는 상처를 사랑했네, 실천문학사
실천시선 200호 기념 시선집이다. 1984년 출간된 1호 시집부터 28년이 지난 199호까지의 시집 중 대표작을 골라 128편을 엮었다. 문익환, 백무산 등 1980~1990년대를 대표하는 참여시를 비롯해 강은교, 조용미, 박후기 등의 서정시, 그리고 김사이, 최종천, 황규관 등 2000년 이후 쓰인 리얼리즘적 경향의 시 등 지난 30여년의 세월을 총망라했다. 개인 시집을 다 사 모을 여력이 없는 사람이라도 이런 시집은 한 권쯤 사두면 재산이 된다.
9. 러셀 D. 무어, 왜 우리는 유혹을 이길 수 없는가, 복 있는 사람
때로 사탄은 당신이 이미 누리고 있는 나라가 아니라 아직 염려하고 있는 나라로 당신을 죽인다. 하지만 예수는 염려하지 않으셨기에 마귀를 숭배하지 않으셨다. 그분은 아버지께서 돌보심을 아셨고, 높아짐이 때가 되면온다는 것도 아셨다(벧전 5:6). 때를 정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듯이, 우리는 자연계 곧 새와 식물과 들판의 생태계만 둘러보아도 하나님이 주신 유업의 상징물을 볼 수 있다.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 같지 못하였느니라”(6:29). 우리는 권세나 영광을 얻으려고 아등바등할 필요가 없다. 그거라면 하나님이 거저 주시려고 지금 우리를 준비시키시는 중이다. 그래서 우리는 홀가분하게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할 수 있고,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우리에게 더하신다(6:33).” (211)
 
10.녹색평론9·10월호, 녹색평론사
격월로 나올 때마다 생각과 생활에 초록물을 들여주는 녹색평론이 이번에는 대안적 삶, 협동조합이란 특집을 달고 나왔다. “한 발짝만 바다 바깥으로 나서면 다른 경제다른 기업이 널려 있는데도, 우리는 보지 못하고 알지 못했다. 여러 사람의 협동으로 꾸려가는 기업이 시장에서 작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못했고, 그렇게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었다. 주주 이익 극대화를 숭배하는 자본주의 기업만이 유일한 기업인 줄 알았다. 적자생존과 승자독식이라는 필요악에 순응했으며, 한 명의 천재가 거액연봉을 독차지하는 세상을 자여스럽게 여겼다”(9). 참고로 농촌과 목회여름호도 협동조합운동과 교회의 과제를 특집으로 다뤘다. 협동조합이 대세인가 보다.
 
신동주 | CBS PD
박총 | 도심형 재속재가수도원 신비와저항원장